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5일 주말, 시민들이 앉는 벤치에 신발을 신고 올라가 즉석 연설을 했다. 이어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 등 민주당 지선 후보들이 줄줄이 신발을 신은 채로 줄줄이 벤치 위에 섰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노매너”라고 지적했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벤치는 앉는 곳. 저렇게 신발 신고 올라가는 곳 아니다”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이 선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 상가를 돌았다. 이 선대위원장 측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시민들은 이 선대위원장 주변을 가득 메웠다. 시민들이 엄지를 들며 “화이팅”이라고 외치자, 이 선대위원장이 갑자기 벤치 위로 올라섰다.
이 선대위원장이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자, 시민들은 “이재명”이라고 외쳤다. 이어 박남춘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가 벤치 위로 올라가 이 선대위원장 옆에 선 다음, 다른 민주당 지방선거 후보들을 불렀다. 이어 김정식 민주당 미추홀구청장 후보, 김성준 인천시의원 후보 등 7명이 신발을 신은 채 벤치로 올라왔다.
이 선대위원장은 즉석연설을 통해 “이재명이 인천으로 온 이유를 여러분이 증명해 주셔야 되는 거 아니냐” “인천이 이겨야 지방선거를 이길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현장 분위기는 뜨거웠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이 선대위원장 등 민주당 지방선거 후보들이 시민들이 앉는 벤치에 신발을 신고 올라간 것을 문제 삼았다. 이 선대위원장 유튜브에도 “신발 신고 올라가는 건 좀...”이라는 댓글이 올라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이를 놓치지 않았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벤치는 앉는 곳이고 저렇게 신발 신고 올라가는 곳이 아니다. 심지어 국회의원 후보라는 사람이 저렇게 하면 다른 사람이 문제의식을 가져야 하는데 시장후보부터 더불어 주루룩 따라서 올라간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유세 중 구두를 신은 채 기차 좌석에 발을 올린 일명 ‘쭉뻗’ 논란에 사과했듯이 이 선대위원장 등 나머지 후보들도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쭉뻗’ 논란 당시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을 향해 “몰상식”, “노매너”, “쩍벌을 못하니 쭉뻗”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후에도 이 선대위원장의 도화동 투어는 계속됐다. 그러나 해당 논란을 인지했는지, 다음 연설에서 이 상임위원장은 운동화를 벗고 벤치로 올라섰다. 이에 민주당 파란색 조끼를 입은 한 남성이 이 선대위원장의 운동화를 번쩍 든 뒤 시민들에게 “신발 벗었습니다. 여러분”이라고 문제 없음을 알렸다. 이어 박남춘 시장 후보도 신발을 벗고 이 선대위원장 옆에 섰다.
이 선대위원장이 온라인상에서 비판을 받자, 지지자들도 반격에 나섰다. 이 대표 페이스북 댓글에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가 신발을 신은 채 벤치에 올라가 있는 사진을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사진에서 카키색 점퍼를 입은 김 후보는 흰색 운동화를 신은 채 벤치 위에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