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부인 김건희 여사와 입장하고 있다. /뉴스1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은 바로 자유의 확대입니다.”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사의 핵심 키워드는 ‘자유’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회 앞마당에서 진행된 취임식 취임사에서 ‘자유’라는 단어를 총 35번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 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코로나 팬데믹 등 국내외적 난제들을 언급한 뒤 “저는 이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 우리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 해답을 ‘자유’에서 찾았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자유의 가치를 제대로, 그리고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며 “자유의 가치를 재발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자유로운 정치적 권리, 자유로운 시장이 숨 쉬고 있던 곳은 언제나 번영과 풍요가 꽃 피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의 반대 개념으로는 반지성주의 등을 지목하면서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한 원인”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이러한 인식은 미국의 신자유주의 경제학자인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에게 서울대 법대 입학 기념으로 프리드먼 책을 선물 받았고 이를 근간으로 자신의 세계관이 형성됐다고 밝혔었다.

윤 대통령 측은 “국내외 모든 문제들이 자유라는 기반에서 해결돼야 한다는 윤 대통령 구상이 취임사에 반영됐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후 국회를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 대통령은 이날 “어떤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는 것이 방치된다면 우리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자유마저 위협받게 된다”며 “자유 시민이 되는데 필요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모든 자유 시민은 연대해서 도와야 한다”고 했다. “일정한 수준의 경제적 기초, 그리고 공정한 교육과 문화의 접근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도약과 빠른 성장을 위해 제시한 ‘과학과 기술, 혁신’ 역시 궁극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자유를 확대”한다고 봤다.

윤 대통령은 자유의 개념을 국제 사회로도 확장했다. 그는 “개별 국가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기아와 빈곤, 공권력과 군사력에 의한 불법 행위로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고 자유 시민으로서의 존엄한 삶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모든 세계 시민이 자유 시민으로서 연대하여 도와야 한다”고 했다.

16분 분량의 취임사에서 ‘자유’에 이어 ‘시민’ ‘국민’(15회), ‘세계’(13회), ‘평화’(12회)가 빈번하게 언급됐다. 반면 통합 등의 단어는 나오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자유·인권·공정·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고 존경받는 나라를 위대한 국민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KOC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