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방침에 우려를 표명한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을 향해 방송인 김어준씨가 “뻔뻔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2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오늘부터 실외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다”며 안 위원장이 지난달 29일 한 말을 소개했다.

안 위원장은 당시 정부 방침에 대해 “너무 성급한 판단”이라며 “어떤 근거로 실외 마스크 착용을 해제할 수 있다는 것인지 과학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5월 하순 정도 돼서 상황을 보고 지금보다 훨씬 더 낮은 수준의 확진자, 사망자가 나올 때 판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며 “(방역 성과) 공을 현 정부에 돌리려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김씨는 “‘현 정부로 공을 돌리려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는 말이 무슨 뜻이냐”며 “그 공을 현 정부로 돌려서는 안 된다는 뜻이냐”고 말했다. 그는 “그 공은 우리가 가져가야 했다, 그런 말인 것”이라며 “566일 만의 야외마스크 의무화를 해제하는 게 왜 이번 정부의 공이어서는 안 된다는 건가. 왜 이게 차기 정부의 공이어야 하는 거죠?”라고 되물었다. 이어 “그동안 고생했다고 박수까지 바라지는 않는데 최소한 염치까지는 있어야 한다”고 했다.

김씨는 또 “이 말은 자신들의 공이어야 하는데 뺏겼다 이런 뉘앙스 아니냐”며 “차기 정부가 공을 가져가고 싶었다는 속내를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낸 말이 아닌가. 뺏겼다, 억울하다, 이런 정서인 것 같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게 대체 왜 억울하죠? 자기들이 그동안 방역에 무슨 도움이 됐다고…”라고 말했다.

김씨는 “현 정부 마지막 2년은 코로나와의 사투였는데 그동안 고생했다 박수쳤으면 오히려 칭찬받았을 거라고 본다”며 “좋겠어요, 뻔뻔해서”라고 말했다.

정부는 2일부터 일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실내에서만 마스크를 쓰도록 했다. 산책로, 등산로는 물론이고 야외에서 이뤄지는 체육수업과 결혼식, 지하철 야외 승강장, 놀이공원 등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이에 대해 인수위 홍경희 부대변인은 “코로나 일상 회복의 일환으로 마스크 착용의 해제 방향에 공감하지만 현시점에서는 실외 마스크 해제는 시기상조임을 누누이 강조해왔다”며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시기나 방법에 대한 견해 차이”라며 “정치적으로 판단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