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초밥십인분'이라는 닉네임이 1위에 오른 '재밍'의 게임. /재밍

지난 대선 기간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홍보 목적으로 운영했던 게임에서 1위를 기록한 ‘사라진초밥십인분’ 계정주인이라고 밝힌 이가 압수수색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의 ‘더불어’와 ‘민주’는 저에게는 해당사항이 없고 특권층들에게만 해당이 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일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사라진초밥십인분’이라는 이름의 계정으로 장문의 글이 올라왔다. 이는 민주당 선대위가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며 경찰에 고소했다고 밝힌 계정의 이름 중 하나다. 페이지에 올라온 글의 내용에는 본인이 아니라면 알기 어려운 구체적인 사실들이 담긴 것으로 보아 ‘사라진초밥십인분’ 본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계정주인 A씨는 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대한민국은 표현의 자유가 있는 국가’. 헌법으로 보장된 당연한 얘기지만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집권여당 민주당 앞에서는 더 이상 당연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어느날 당신의 집 문 앞에 성인 남성 4명이 기다리다 집 안으로 쳐들어와서 당신의 개인 사생활이 담긴 물건을 뒤지고 휴대폰을 압수해 간다면 어떨 것 같나”라며 “살아오며 경찰을 만날 일 자체가 없었던 저에게 그 공포는 상상 이상이었다. 압수수색으로부터 수일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일에 집중할 수 없고 출근길, 퇴근길 언제 경찰이 들어 닥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 선대위는 지난 2월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재명 후보 공식 플랫폼 ‘재밍’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저질렀다며 고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당시 민주당 측은) 업무방해, 정보통신망 침입, 이 후보에게 불리한 명칭, 조직적 선동을 언급했는데 저는 이러한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A씨는 “어째서 ‘사라진초밥십인분’이라는 닉네임이 문제가 되는가?”라며 “고작 세 단어, ‘사라진’, ‘초밥’, ‘십인분’을 대체 어떤 의미로 받아들였기에 당적도 갖고 있지 않은 평범한 직장인에 불과한 일반 시민을 압수수색하며 공포에 떨게 하는 것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젠 초밥을 주문했다가 배달원이 잃어버리면 경찰에 잡혀가는 시대가 된 건가?”라며 “제 닉네임이 문제가 되는 근거를 낱낱이 밝히라”고 요구했다.

그는 또 “무슨 근거로 업무방해라는 것인가?”, “무슨 근거로 조직적 선동이라는 것인지?”라며 민주당 측 주장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A씨는 “내가 한 행위는 치트키를 입력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며 “재밍 게임은 수준이 워낙 허접한 탓에 이러한 방법이 인터넷 브라우저에서 F12키만 누르면 누구나 가능하다. 다른 해킹 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서버에 불법적으로 침입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했다.

이어 “단 한차례의 99999점 기록이 어째서 업무방해가 되는 것인가. 지속적으로 점수를 올려서 점수판을 도배한 것도 아니며 디도스 공격 같은 방법으로 서버를 마비시킨 것도 아니다”라면서 “고의성, 지속성이 없는 단 한차례의 사고에 대체 어떤 조직을 만들어서 업무를 방해했다는 건가”라고도 했다.

그는 “과연 이 질문에 어떤 답변을 하실지 궁금하다. 저는 전혀 납득가지 않는 상황이다. 꼬투리 잡힐 게 생기면 고소고발을 남발하여 거대권력 앞에 무력한 일반 시민을 이런 식으로 짓밟는 것이 민주당이 추구하는 가치인가”라며 “진정 이름처럼 더불어 사는 민주주의를 추구한다면 당장 저뿐만 아니라 동일한 혐의로 압수수색을 당해 고통을 겪고 있는 모든 피고소인들의 고소를 취하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제 심정을 유명인 김제동 씨의 말로 대신하겠다. ‘웃자고 하는 얘기에 죽자고 달려들면 답이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민주당 선대위는 지난 2월22일 ‘재밍’ 공개 직후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며 이 전 후보를 비방하는 닉네임을 등록한 계정주 일부를 사이버수사대에 고소했다고 밝혔었다. 당시 민주당 측은 “이들은 재밍의 정보통신망에 침입해 이 후보를 비방하는 닉네임으로 게임 득점을 조작한 뒤 순위표상 이 후보 비방 닉네임을 노출시켰다”고 했다.

사이버 경찰청은 지난달 28일 A씨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컴퓨터 하드웨어 속 저장 내용과 휴대전화 등을 압수했으며, A씨가 부정한 명령어를 입력하는 등의 방식으로 게임에서 1위를 차지해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