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참여한 인사 중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같은 아파트 주민이 몇 명 있다. 서울 서초동 주상복합아파트 ‘아크로비스타’ 주민들이다. 이들은 아파트를 오가다가, 또는 지하 목욕탕에서 윤 당선인과 종종 마주치는 사이다.

김태효 인수위 외교·안보 분과 인수위원, 김일범 전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

김태효 인수위 외교·안보 분과 인수위원과 얼마 전 외신 공보 담당 보좌역에 임명된 김일범 전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은 오래된 ‘아크로 원주민’이다. 두 사람 모두 윤 당선인과 함께 일하기 전부터 아파트 주민으로 윤 당선인과 마주친 적이 있다고 한다. 인수위 산하 국민통합위 위원으로 참여한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도 이 아파트 주민이다.

이 아파트는 700세대가 넘고 지하엔 주민용 공동 목욕탕이 있다. 윤 당선인과 인수위 참여 주민들은 종종 목욕탕에서 마주친다고 한다. 한 인사는 “민망해 목욕탕에선 마주쳐도 서로 모른 체하는 일도 있다”고 했다. 한 인수위 인사는 “‘아크로비스탕(湯)’ 회원들”이라고 했다. 얼마 전엔 이 아파트에 사는 한 변호사가 소셜미디어에 “탕에서 나오는데 덩치 좀 있고 살이 뽀얀 분이 지나가 가만히 보니 대통령 당선인”이라며 윤 당선인 목격담을 올렸다.

아크로비스타에 사는 한 대학교수는 윤 당선인이 작년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정치 준비를 할 때 학자들을 소개해주기도 했다. 이 인사는 “윤 당선인이 빵이나 우유를 사러 아파트 지하 1층 마트에 장을 보러 왔을 때 더러 마주치면서 친분이 생겼다”고 했다.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했던 김종인 전 의원의 딸 부부도 아크로비스타 주민이다.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는 법원·검찰청사 건너편에 있다. 입지 때문에 판·검사나 변호사 등 법조인이나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편이다. 한 인수위 인사는 “윤 당선인과 같은 아파트 주민 일부가 인수위에 참여한 건 우연일 뿐 인선 고려 사항은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한 인사는 “윤 당선인이 5월 10일 취임하면 용산 한남동에 있는 육군 참모총장 공관으로 거처를 옮길 가능성이 커 한동안 이들과 목욕탕에서 마주칠 일은 없을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