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기자들과의 약식 간담회를 위해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중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당선인이 공약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을 반대한 가운데, 인수위 정무·사법·행정 분과 인수위원들이 2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무례하고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인수위 업무보고를 하루 앞두고 윤 당선인의 공약을 공개적으로 반대한 박 장관의 언행이 상도의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정권 교체기 국정의 인수·인계 관련 곳곳에서 마찰음이 나오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간사) 등 정무·사법·행정분과 인수위원 일동은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국민이 선출한 당선인의 공약에 대해 40여일 후에 정권교체로 퇴임할 장관이 부처 업무보고를 하루 앞두고 정면으로 반대하는 처사는 무례하고 이해할 수 없다”며 “행정 각 부처의 구성원들은 국민이 선출한 당선인의 국정 철학을 존중하고 최대한 공약의 이행을 위해 노력할 책무가 있다”고 했다.

박 장관은 23일 약식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은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책임행정 원리에 입각해 있다”며 “아직 수사지휘권이 필요하다는 입장은 여전하다”고 했다. 이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했고, 검찰의 독자적 예산편성권을 주겠다는 당선인 공약에 대해서도 “입법이 필요한 사안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인수위원들은 “법무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는 검찰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려는 당선인의 철학과 의지가 담긴 것”이라며 “박범계 장관의 어제 기자 간담회는 국민을 위한 검찰을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는 당선인의 진의를 왜곡한 것”이라고 했다.

법무부는 이날 기조실장이 인수위에 업무보고를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박 장관 발언 등으로 논란이 일자 인수위원 일동은 “오늘 업무보고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하고 서로 냉각기를 갖고 숙려의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해 이른 시간에 업무보고 일정의 유예를 통지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