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이번 대통령 선거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비대면’이다. 코로나 사태로 대통령 후보들이 대면 유세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야(與野)는 정보기술(IT)을 이용한 여러 실험적 비대면 선거 전략을 시도 중이다. AI(인공지능) 후보를 만들거나, 쇼츠(shorts·59초 분량의 짧은 영상), 유튜브, 자체 플랫폼 등을 제작했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비대면 선거전에서 야당이 여당에 비해 한 발짝씩 앞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30대의 지지율이 높은 야권에서 비대면 유세의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확산 속에 제20대 대통령선거가 치러지면서 여야의 비대면 온라인 선거전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왼쪽은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후보를 홍보하기 위해 만든 온라인 플랫폼‘재밍’첫 화면. 오른쪽은 국민의힘이 윤석열 후보 공약을 소개하기 위해 제작한 59초 분량 동영상 '쇼츠(shorts)' 장면.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국민의힘 ‘AI 윤석열’에 맞선 ‘AI 이재명’을 만들었다. 이재명 후보가 일일이 갈 수 없는 225개 시·군·구의 ‘우리 동네 공약’을 설명하는 역할을 한다. 민주당은 AI 윤석열이 선보일 당시 ‘딥페이크’ ‘허위조작’이라며 비난했다. 하지만 20·30대를 중심으로 AI 윤석열에 대한 호응이 높자 AI 이재명을 전격 도입했다. 윤영찬 의원은 “AI 윤석열은 단점을 의도적으로 합성해 가리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선한 의도가 아니었다”고 했다.

AI 이슈에서 밀린 이 후보 측은 지난 15일 만든 온라인 플랫폼 ‘재밍’을 적극적으로 홍보 중이다. 이 후보와 관련된 동영상을 주로 업로드하고 있는데, 최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인터뷰가 게재돼 화제가 됐다. 추 전 장관은 “내가 이재명 후보를 키운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김영희 선대위 홍보소통본부장은 통화에서 “우리는 중도층과 20~30대 층을 분명히 타깃으로 삼고 있다”며 “그들이 재미있게 즐기며 놀다 보면 이재명을 자동적으로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유리하다고 봤던 비대면, 온라인 콘텐츠에서 국민의힘이 강점을 보인다는 점이다. 민주당이 재밍에 공개한 ‘이재명 게임’은 이 후보 반대파에 장악돼 접속이 차단되기도 했다. 이 후보의 호감도를 높이고자 캐릭터를 이용한 게임을 만들었지만, 오히려 일부 20·30대들의 공격을 받은 것이다.

국민의힘은 30대인 이준석 대표를 중심으로 비대면 유세에 주력하고 있다. 20·30대 관심사인 ‘쇼츠’는 처음엔 이재명 후보 탈모 공약으로 주목받았지만, 최근은 국민의힘이 만든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다. 이 후보 측은 거리 유세에서 가요 가사를 ‘뽑지 말고 심어’ 등으로 개사해 불렀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9일부터 윤 후보의 공약 중 생활 밀착형을 골라 쇼츠로 유통시키고 있는데 윤 후보와 이준석 대표 등이 주로 출연한다. 윤 후보가 영상 말미에 외치는 “좋아, 빠르게 가”는 온라인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달 18일까지 쇼츠를 30편 내놓았는데, 41일간 누적 조회 수가 1450만회에 달했다고 밝혔다.

여야의 애플리케이션 대결도 치열하다. 이 후보는 ‘이재명 플러스’를 통해 유권자와 실시간 소통하고 있다. 이 후보 측은 작년 12월 이재명 플러스 출범 일주일 만에 2000건이 넘는 제안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 지난 15일부터 ‘유세의힘’이라는 모바일 앱을 론칭했다. 이 앱은 윤 후보와 이준석 대표 유세 차량의 현재 위치를 전국 지도에 표시해주고, 각 차량의 향후 일정도 소개한다. 사용자는 이 앱에서 앞으로 유세차가 올 시각·장소를 골라 연설 신청을 할 수도 있다. 연설자로 지정되면 실제 유세차 연설대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