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전두환 옹호 발언’ ‘개 사과 사진’ 논란을 수습하기 위해 10일 광주(光州)를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윤 후보가 세 가지만 약속해 준다면 광주시민들에게 박수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국회사진기자단

이 시장은 1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윤 전 총장이 광주에 방문해 진정성 있는 사과와 세 가지 약속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첫 번째는 5.18민주화운동을 헌법전문에 포함시키는 노력을 하겠다. 두 번째는 5.18진상규명에 앞장서겠다. 세 번째는 역사왜곡에 대한 당차원의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 이런 내용의 성명서가 발표된다면 광주시민들은 박수를 보낼 것”이라고 했다.

이어 “광주시민들은 설령 5·18책임자라고 할지라도 진정으로 사죄하고 반성하면 포용하고 용서하는 통합의 길로 나아가길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시민단체가 윤 후보의 광주 방문 시 썩은 사과를 전달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선 “윤 후보가 오전에 진정성 있는 사과 성명을 낸다면 기본적으로 그런 충돌은 없을 것”이라며 “경찰도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등 50여 개 시민단체가 9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광주 방문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 시장은 윤 후보와 예정된 대면 일정은 없다며, 만약 윤 후보 측에서 면담 요청이 들어올 경우엔 만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안 만나야 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제1야당의 대선후보인데, 그분이 광주의 상황, 역사의식, 앞으로 대응에 대해서 제대로 해줘야 나라가 발전하고 바른 길로 갈 수 있지 않겠냐. 그렇기 때문에 저는 꼭 안 만나야 된다, 그게 최선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 후보는 10일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한다. 이번 광주행은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호남 민심을 달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지난달 19일 부산에서 당원들과 만나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고 말했다가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이틀 뒤 “설명과 비유가 부적절했다는 많은 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했지만, 반려견 인스타그램에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이 올라오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윤 후보는 이날 5.18자유공원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그동안의 논란에 대해 사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