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손바닥 왕(王)자’, ‘개 사과’ 논란을 패러디하며 저격했던 가수 이승환씨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로봇 학대’ 논란도 패러디했다.

이씨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려견과 함께 나란히 앉아 있는 로봇 개 사진을 올린 뒤 “지구, 구름이와 살기 시작한 후 11년 동안 (로봇 개)백돌이 밥(전기)를 안 줬다”면서 “죄책감, 측은함 1도 없이 로봇의 허기짐에 감정이입 못하는 난 사이코패스”라고 적었다. 게시글 끝에 #로봇학대 #끝판왕이라는 해시태그를 덧붙이기도 했다. 이는 ‘로봇 학대’ 논란을 산 이 후보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족 보행 로봇 살펴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가수 이승환씨 반려견과 개 로봇/연합뉴스, 이승환 페이스북

앞서 지난달 28일 이 후보는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1 로보월드’ 행사에 참석해 재난 대응용으로 개발된 4족 보행 로봇 시연을 관람하다 로봇을 강하게 뒤집었다. 이에 현장에 동행한 민주당 의원들은 “망가지는 거 아니냐”, “너무 세게 하셨는데”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를 두고 ‘로봇 학대’ 지적이 나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본적으로 감정이입 능력의 문제”라며 “이 후보의 행동에 많은 이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그 역시 감정이입 능력을 공유하고 있을 거라는 당연한 기대가 갑자기 깨진 데에 대한 당혹감이 표출된 것”이라고 썼다.

이에 이 후보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해당 로봇은 넘어져도 자세 복귀 능력이 있다고 해서 추격테스트에 이어 전도 테스트로 넘어뜨려 본 결과 텀블링으로 훌륭하게 원자세 복귀를 했다. 칭찬 받을 성능이었고 칭찬 드렸다”면서 “일부 언론이 복원 장면은 삭제한 채 넘어뜨리는 일부 장면만 보여주며 과격 운운하는 건 가짜뉴스”라고 꼬집었다.

한편 친여 성향의 이승환씨는 윤 전 총장의 ‘손바닥 왕(王)자’ 논란을 비판하기 위해 자신의 손바닥에 ‘왕(王)’자를 그린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린 뒤 “효험 있네”라는 글을 올렸다. 윤 전 총장의 ‘개 사과’ 논란에는 자신의 반려견에게 사과를 건네는 사진과 함께 “그런 사과는 우리 강아지도 안 받는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