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낙회동에 항의하는 이낙연 지지자.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대선 경선에서 경쟁했던 이낙연 전 대표가 회동을 하고 정권 재창출을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선언했지만 지지자 간 갈등은 이어지고 있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24일 서울 종로의 한 찻집에서 만나 정권 재창출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동이 이뤄진 찻집 앞에는 양측 지지자 100여명이 모여 서로를 향해 욕설을 하고 물리적으로 충돌했다.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결선 투표가 관철되기 전까진 원팀 합의에 동의할 수 없다며 “사사오입 철회하라” “이재명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에 이 지사 지지자들이 항의하자 “욕 완전 잘하네. 역시 이재명 지지자야”라며 비꼬는 장면도 목격됐다.

이 전 대표 측은 표 계산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결선 투표를 요구했으나 지난 13일 당무위에서 수용되지 않았다.

한 지지자는 ‘이낙연을 사랑합니다. 하지만 제 표는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전자기기를 들고 두 사람의 회동에 항의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회동에도 이낙연 전 대표 캠프에 몸담았던 일부 인사들은 이재명 지사를 지지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낙연 캠프 정운현 전 공보단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방송인 김어준씨가 이재명 지사 지지를 호소한 것과 관련 “방송을 그만두고 이재명 캠프로 가라”고 비판했다.

정 전 단장은 “유력한 방송인으로 불리는 김어준 씨가 이재명 후보를 공개 지지, 호소한 것은 옳지 않다”라며 “정 그리 하고 싶으면 방송을 그만두고 이재명 캠프로 가면 된다. 이미 친이재명 방송을 해왔고, 향후에도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면 이번 기회에 마이크를 놔야 한다”라고 했다.

24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회동 장소인 서울 종로구 안국동 한 찻집 인근에 양측 지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정 전 단장은 15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슬로건) ‘이재명은 합니다.’ 맞는 말이다. 그는 못하는 게 없다. 최소한 내 주변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형수 쌍욕’도 이재명은 하고, 적어도 내 주변에는 한 사람도 없는 ‘전과 4범’에 ‘논문 표절’도 이재명은 한다”라며 “진실로 그는 못하는 게 없다. 거짓말은 기본 중에서도 기본이다.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나라도 기꺼이 팔아먹을 사람이다”라고 이 지사를 원색 비난하기도 했다.

이낙연 캠프에서 복지 공약 설계에 참여한 이상이 제주대 교수도 두 사람의 회동에 대해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헌법상의 주권자인 국민은 ‘양심의 자유’에 따라 ‘각자 살아온 삶의 기준’을 근거 삼아 무엇이든 판단과 선택을 하시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낙연 전 대표가 이 지사를 돕기로 했다고 해서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이 이 지사를 지지할 필요는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