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지난 8월 17일 출마 선언에서 “지난 정치 활동 내내 저와 가족 모두는 정권과 국민의 철저한 검증을 받았다”고 했다. 홍 의원은 그로부터 두 달 만인 17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영입하면서 “최 전 원장은 청렴, 소신, 강직의 대명사”라면서 “이제 우리 캠프는 ‘클린 캠프’가 됐다”고 했다. 홍 의원의 이 말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도덕성 문제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상대할 야권 후보로 부적합하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홍 의원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은 각종 의혹으로 공정 화두를 상실해 결국 민심과 당심이 홍준표를 향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17일 대전을 찾아 당원과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홍 의원은 지난 8월 중순까지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윤 전 총장에게 밀렸다. 그런데 8월 말부터 홍 의원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더니 야권 후보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을 앞서는 결과도 여럿 나왔다. 윤 전 총장 측은 이런 조사 결과를 두고 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이 반영됐을 가능성을 거론했지만 홍 의원은 “외연 확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이제는 오히려 민주당 지지층의 ‘윤석열 역선택’을 고민해야 할 판”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최근 지지율 흐름을 두고 “국민의힘의 취약 지점이었던 2030 ‘MZ세대’를 겨냥한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 전략이 통한 것”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나는 벼락치기로 대선에 출마한 것이 아니다”라며 “지난 3여 년 동안 유튜브 ‘TV홍카콜라’를 비롯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대학생, 청년들의 고민을 들었고, 이를 바탕으로 공약을 만들었다”고 했다. ‘부자에게 자유를, 서민에게 기회를’이란 홍 의원 캠페인 슬로건도 이런 과정을 거쳐 나왔다고 한다.

홍준표 의원

홍 의원은 2018년 12월 젊은 층을 겨냥해 유튜브 채널 ‘TV 홍카콜라’를 만들었다.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자유한국당 대표에서 물러난 지 반년 만이었다. 현재 TV 홍카콜라 구독자는 52만여 명이다. 홍 의원은 또 ‘4분의 1 값 아파트’ 공급과 사법시험·외무고시 부활 등을 공약했다. 그는 “로스쿨, 의학전문대학원, 국립외교원 같은 현대판 음서 제도를 폐지해 청년들에게 기회의 사다리를 놔주겠다”고 했다.

홍 의원이 지난 7월 말 대선 캠프를 띄웠을 때 함께한 현역 의원은 조경태 의원 정도였다. 자유한국당 대표 시절 자기를 보좌한 몇몇 의원은 경쟁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홍 의원이 당내 현역 의원 지지에서 윤 전 총장에게 열세인 점은 약점”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홍 의원이 이번 대선 경선도 이른바 ‘독고다이’ 스타일로 치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그는 이번 대선 캠페인 과정에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을 상대로 한 ‘가치연합’을 적극 언급하고 있다. 2017년 대선 때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했던 홍 의원은 “탄핵 속에서 치러진 지난 대선은 굴다리 밑에서 유권자 10여 명을 앞에 두고 유세를 한 적이 있을 정도로 우파 진영의 절멸 위기였다”며 “정권 교체를 반드시 이뤄야 하고 이길 수 있는 이번 대선은 외연 확장을 위한 연대로 나가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홍 의원 캠프는 지난 8일 2차 예비 경선 이후 6070세대 공략에도 나섰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비교해 노인층 지지에서 열세라고 본 것이다. 공무원 인력 구조 조정을 내건 홍 의원이 2차 컷오프 통과 후 ‘노인복지청’ 신설을 공약한 것도 이런 차원이다.

홍 의원은 2차 예비 경선 때까지도 ‘당심(黨心)’에서 윤 전 총장에게 밀린다는 평가가 많았다. 2020년 총선 때 공천에서 배제돼 1년 3개월 당을 떠나 있었던 데다, 그사이 윤 전 총장이 야권 유력 주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홍 의원은 “여론조사 상승세를 바탕으로 당원들을 설득하면 당심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고 했다.

홍 의원은 과거 거침없는 말 때문에 “솔직하다”는 평가를 들었지만 막말 논란에도 휘말렸다. 홍 의원은 “앞으로도 할 말은 하겠다”고 했다. 다만 한 측근은 “홍 의원이 최근 말을 매우 자제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15일 열린 윤 전 총장과 일대일 토론 후 진중권씨가 홍 의원을 겨냥해 “시비 거는 할아버지”라고 했을 때, 홍 의원은 “나는 인자한 할아버지”라며 대응 수위를 낮춘 것도 이런 차원이라고 캠프 관계자는 전했다. 홍 의원은 일본 메이지유신을 이끈 사카모토 료마를 인용해 “집권하면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한번 돌려 부패를 일소하겠다”면서도 “정권 교체와 국민 통합을 위해 계파·좌우 가리지 않고 모두 안고 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