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가 14일 “저에게 펼쳐진 불확실한 길, 목적지도, 가는 길도 정해지지 않은 새로운 항해에 기꺼이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열린 필연캠프 해단식에 참석하며 지지자들과 포옹을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지난 10일 민주당 경선에서 패배한 후 칩거했던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열린 캠프 해단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전 대표는 “제 이력서에는 공백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실업자 노릇을 해본 적이 없다”며 “어른이 된 후 처음으로 이정표 없는 여행을 떠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할 수 없는 일,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패배했지만 여러분 신념은 실패한 게 아니다”라며 “길이 끝나야 새로운 길이 열린다. 결코 오늘로 여러분의 꿈을 향한 여정이 끝났다고 생각 말라”고 했다. 또 “제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는 어제 글(경선 결과 수용 입장문)에 다 썼다”며 “더 말하면 오해 살 수 있고 이상하게 해석될 수 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당분간 지방에서 가족과 휴식을 취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향후 ‘정치 행보’와 관련,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오늘 발언 그대로 해석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경선 과정에 대한 서운함을 표출하기도 했다. 그는 “요즘 저건 아닌 듯싶은 일들이 벌어져 마음에 맺힌 것이 있었다”며 “다시 안 볼 사람들처럼 모멸하고 인격을 짓밟고 없는 사실까지 끄집어내는 것은 인간으로서 잔인한 일일 뿐 아니라 정치할 자격이 없는 짓”이라고 했다. 송영길 대표가 전날 이 전 대표 강성 지지자들에 대해 “일베 수준”이라고 한 발언 등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전 대표는 “정치하는 사람들이 오만하다고 느끼는 순간 국민이 심판한다”며 “하물며 지지해 주는 국민을 폄하하면 안 된다”고 했다.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해단식에는 설훈·박광온 의원 등 캠프 인사 60여 명이 참여했다. 이 전 대표는 해단식 후 건물 밖으로 나와 지지자가 건네준 꽃다발을 번쩍 들고 만세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이재명 후보를 만날 것인가’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을 것인가’ 등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고, “오늘은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했다.

한편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이날 경선 무효표 계산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경선 결과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남부지법에 냈다. 이들은 “민주당 당원 4만명이 가처분 신청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와 가까운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이낙연 전 대표에게 붙었던 극렬 문빠는 한국 정치판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했다. 이낙연 캠프 정운현 공보단장은 “주제도 넘거니와 무례하기조차 하다. 그쪽은 원 팀 할 생각이 없나 보다”라고 했다.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이낙연 캠프 해단식이 비공개로 진행되었다. 이낙연 전 대표는 해단식이 끝난 뒤 이어진 취재진의 질문에는 오늘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답했다./TV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