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과 국민의힘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8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국민의힘 2차 예비경선(컷오프)에서 탈락한 것을 놓고 입씨름을 벌였다. 정 의원이 최 전 원장을 향해 “다시는 정치권에 기웃거리지 마시라”고 한 발언에 대해, 원 전 지사가 “정말 수준 이하”라고 비판하자 “4등이라도 하니 눈에 뵈는 게 없으신가?”라고 정 의원이 맞받은 것이다.

국민의힘 소속 원희룡(왼쪽) 제주지사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포문은 정 의원이 열었다. 그는 이날 ‘정치 단막극의 조연 배우’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에서 컷오프에서 탈락한 최 전 원장 관련 기사를 링크한 뒤 “정치는 아무나 하나. 정치도 고도의 전문 영역”이라며 “일장춘몽을 꿈꿨던 그대. 감사원 직원들에게 사과하라”고 했다. “다시는 정치권에 기웃거리지 마시라. 딴 생각 말고 잘 가시라”고도 적었다.

앞서 같은 날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예비 후보를 8명에서 4명으로 압축하는 컷오프 결과, 원 전 지사와 함께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가나다순)이 통과했다고 밝혔다. 후보별 득표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1위는 윤석열, 2위 홍준표, 3위 유승민, 4위 원희룡 후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최 전 원장과 하태경 의원, 황교안 전 대표,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탈락했다.

원 전 지사는 이와 관련 정 의원이 최 전 원장을 ‘조롱’했다면서 그를 향해 “최재형 후보에게 사과하고 본인 정치 막장극이나 끝내라”고 했다. 그는 “틈만 나면 다른 사람 조롱할 거리 찾느라 시간 보내는 게 너무 한심하다. 국회의원이 이리도 한직이었나. 국민을 위해 일할 생각은 안 하고 다른 사람 조롱하는 데 재미 붙여 이게 뭐 하는 짓이냐”고 했다.

이어 “최 후보는 일장춘몽을 꿈꾼 것이 아니라 편하게 살기를 포기하고 국가를 위해 한 몸 던진 것이다. 정부·여당이 엉망으로 만든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께 이런 어처구니없는 조롱 따위를 하다니”라며 “(정 의원이) 정말 수준 이하다. 국회의원이란 이름이 부끄러울 정도의 최악의 인성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였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대장동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그러자 정 의원은 자신의 발언을 비판한 원 전 지사를 향해 “내가 봤을 때 (원 전 지사가) 거의 꼴찌 턱걸이로 (컷오프) 4등을 한 것 같은데, 4등이라도 하니 눈에 뵈는게 없으신가? 기분 좋으신가? 남까지 신경 쓰게”라고 했다.

그러면서 “TV토론할 때 보니까 쇼잉에는 안간힘을 쓰나 내용도 부실하고 임팩트도 없던데 나에게 신경 쓸 시간 있으면 그 시간에 공부나 더 하시라”며 “윤석열, 홍준표 급도 아니라 신경 끄려고 했는데 불쌍해서 한마디 한다. 원 후보님, 지금 남 신경쓸 겨를이 있나? 더 공부하고 더 노력하시라. 꼴찌 아닌가?”라고 했다. 원 전 지사는 이 글에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지난 7월 야인(野人)으로 지내던 최 전 원장이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을 때도 두 사람은 정반대 평가를 내렸다. 당시 현직 제주지사였던 원 지사는 “정권의 집요한 방해를 뚫고 헌법이 부여한 감사원의 역할을 하시던 뚝심과 소신으로 야권의 활력과 저변 확대, 정권교체에 큰 힘이 되어주실 것을 기대하겠다”고 했지만, 정 의원은 “독립운동 하다 노선이 안 맞는다며 곧장 친일파에 가담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며 “배신형 인간은 되지 말자”고 비판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