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된 1일 여야는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 의혹을 놓고 곳곳에서 부딪혔다. 여야는 국감장에서 피켓까지 동원해 충돌했지만 정작 대장동 의혹 관련 국감 증인은 한 명도 채택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온 국민이 대장동 특혜 의혹을 규명하라고 하는데 여당이 증인 채택을 막으면서 이재명 경기지사를 보호하는 ‘방탄 국감’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증인 채택을 거부했다.

국정감사 첫날인 1일 여야 피켓 시위로 정무위 등 곳곳에서 국정감사가 파행했다. 국민의힘(왼쪽) 의원들이 ‘특검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 ‘이재명 판교 대장동 게이트’ 등이 적힌 팻말을 자리에 걸고 있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오른쪽) 의원들이 ‘화천대유는 국민의힘 게이트’ 피켓을 내걸고 있다. /이덕훈 기자

국민의힘은 애초 대장동 개발 설계자가 이 지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상임위별 대장동 관련 증인·참고인으로 46명을 신청했다. 하지만 여당이 이를 막으면서 채택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정무위 국감에선 국민의힘 간사인 김희곤 의원이 “핵심 설계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을 국감장에 불러서 의혹을 확인하자”며 “지금 검·경 수사를 믿는 국민이 어디에 있나”라고 했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대장동 증인 채택을 막는 민주당 정무위 간사 김병욱 의원은 이재명 캠프 직능총괄본부장으로 명백한 이해 충돌”이라고 했다.

그러나 김병욱 의원은 “야당이 진상 규명을 위해 신속하게 수사받아야 할 사람을 국감 증인으로 요청하는가 하면, ‘묻지 마 증인 요청’으로 국감장을 특정 대선 후보에 대한 헐뜯기 청문회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 누나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친의 집을 매매한 것과 관련해 윤 전 총장과 당사자들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맞섰다.

與 "돈 받은 자가 범인이다"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의 피켓 시위에 맞서 곽상도 의원 아들의 화천대유 50억원 퇴직금 논란을 담은‘돈 받은 자가 범인이다’라는 문구의 피켓을 내걸고 있다. /이덕훈 기자

여야는 이날 국감장에서 ‘피켓 전쟁’도 벌였다. 국민의힘은 7개 국감장에서 ‘특검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 ‘이재명 판교 대장동 게이트, 특검 수용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일제히 내걸었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특검을 거부하고 있는 민주당과 이 지사를 겨냥한 구호였다. 민주당은 “야당이 국감을 정쟁화하고 있다”고 항의했고, 국민의힘은 “과거 민주당도 늘 이런 식으로 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일부 상임위에선 민주당 의원들도 피켓으로 맞불을 놨다. 경기도청을 피감 기관으로 둔 행정안전위에선 민주당이 ‘돈 받은 자가 범인이다’라는 손팻말을 부착했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은 점을 겨냥한 것이다. 정무위에서도 민주당은 ‘화천대유는 국민의힘 게이트’라는 팻말을 붙였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에선 손팻말을 치우는 문제로 신경전이 이어지면서 오후 2시가 돼서야 회의가 시작됐다. 이재명 캠프 총괄본부장인 조정식 의원은 “여당 특정 후보를 적시하며 무책임한 정치 공세를 펴고 있다”고 했고,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은 유동규 전 본부장이 압수수색 당시 휴대전화를 창문 밖으로 던진 보도를 언급하며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