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찬 사무총장. /뉴시스

가짜 대학생을 ‘경찰 프락치’로 의심하고 집단폭행·고문해 사망케 한 가해자가 지난 4월 경기도 산하기관 임원에 임명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해당 임원은 논란이 일자 26일 사표를 제출했다. 경기도는 이날 정의찬 경기도 산하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사무총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표를 냈다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 4월 재단 사무총장(상임이사)에 취임했다. 월드컵재단 임원은 공모를 거쳐 선출되며 이사장인 경기도지사가 임명한다.

그러나 최근 정씨가 1997년 20대 시민을 경찰 프락치로 몰아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이종권 상해치사 사건’에 관여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당시 한총련 산하 남총련 의장이자 조선대 총학생회장이던 정씨와 남총련 간부 등은 전남대에서 학생으로 신분을 위장하고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던 이씨를 경찰 프락치로 몰아 추궁하는 과정에서 각목 등으로 폭행해 숨지게 했다.

정씨는 1998년 2월 징역 6년에 벌금 200만원, 자격정지 3년을 선고받았다. 정씨는 만기 출소 후 2002년 12월 특별사면·복권됐다.

이후 정씨는 더불어광주연구원 사무처장, 경기도지사 비서관, 광주 광산구청 열린민원실장, 월드컵재단 관리본부장 등을 지냈다.

국민의힘 원희룡 대선캠프 백경훈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 지사의 마이웨이 독단인사가 갈수록 점입가경”이라며 “뇌물수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직 경찰관을 산하기관에 임명하더니 또다시 비상식적 인사를 강행한 것이다. 국민들 사이에선 차라리 황교익이 낫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지경”이라고 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보은인사 자판기인가?”라며 “지켜보는 경기도민과 국민들은 고통스럽고 불안하기 짝이 없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이래서야 어떻게 이재명 지사에게 국정을 맡길 수 있겠는가? 관련 보도 후 고문치사 가해자 정의찬씨는 도망가듯 사표를 제출했다. 이재명식 꼬리자르기로 끝날 일이 아니다. 몸통 이재명 후보는 해당 사태에 대해 명확히 해명하고, 최근 인사농단에 대해 책임지고 지사직 사퇴하라”라고 했다.

같은 당 유승민 대선캠프 대변인은 “이젠 하다하다 고문치사 가해자를 산하기관 재단 이사로 임명하는 이재명 후보”라며 “무고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반인륜적 범죄인이라도 자신과 가까우면 자리를 챙겨다주는 이 지사의 극악무도함이 여실히 드러난다”고 했다.

이어 “대체 고문치사 가해자가 경기도 월드컵 재단의 이사로 임명될 이유가 무엇인가? 경기도 산하기관은 이재명 측근들의 신분세탁소인가? 이재명은 즉각 고 이종권씨의 유가족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라며 “이젠 ‘이재명은 합니다’에서 빠져있는 그 중간의 목적어가 ‘부정채용’이었는지 이재명 지사가 직접 답해야 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