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 32강에 나선 안산 선수. /연합뉴스

도쿄올림픽 양궁 2관왕(혼성·여자단체전) 안산(20·광주여대) 선수의 숏컷 헤어스타일에 대한 일부 네티즌들의 논쟁이 정치권으로 번졌다.

29일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2030 여성에 대한 성차별이 없다던 분들이 지금 안산 선수가 겪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며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사회에 여성에 대한 차별이 만연할 때, 여성 개인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우리는 지금 목도하고 있다”고 페이스북에 밝혔다.

앞서 안산 선수는 일부 남초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들로부터 페미니스트 조건을 갖췄다는 이유로 비난받았다. 안산 선수의 헤어스타일이 탈코르셋 여성들이 선호하는 ‘숏컷’이면서 여대 재학 중이고 일부 여초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만 사용하는 단어를 썼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지난 2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과거 숏컷 사진과 함께 “페미(니스트) 같은 모습이라는 것은 없다”며 “여성 정치인의 복장, 스포츠 선수의 헤어스타일이 논쟁거리가 될 때마다 당사자는 물론 지켜보는 여성들도 참 피곤할 것 같다”라고 했다.

또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오늘도 거침없이 활시위를 당겨달라”며 “그 단호한 눈빛으로 세상의 모든 편견을 뚫어버려라”고 자신의 트위터에 29일 밝혔다. 이어 “우리는 안산 선수의 당당한 숏컷라인에 함께 서서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장혜원 의원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이삼십대 여성에 대한 성차별이 없다고 평소 주장했다며 “자기 능력으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쥐고 국위를 선양한 안산 선수에게 숏컷을 빌미로 가해지는 메달을 취소하라는 등의 도를 넘은 공격을 중단할 것을 제1야당의 대표로서 책임 있게 주장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만일 이 문제에 대해 침묵하신다면 많은 이들은 이준석 대표가 안산 선수에 대한 과도하고 폭력적인 비난과 요구에 대해 암묵적으로 동조하는 것으로 판단할 것”라고 했다.

이에 이 대표는 “대선 준비 때문에 바쁜데 정의당에서 저한테 뭘 입장표명하라고 요구했다”며 “정의당은 무슨 커뮤니티 사이트 뒤져서 다른 당 대표에게 입장표명을 요구한다”라고 페이스북에서 밝혔다.

또 이 문제에 침묵하면 암묵적인 동조라는 장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는 “전형적인 ‘A에 대해서 입장표명 없으면 넌 B’라는 초등학생 논법이다”라며 “정의당이 해서 이득 볼 거 없다”고 지적했다.

말미에는 “저는 안산 선수와 대한민국 선수단 한 분 한 분을 응원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