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8일 오전 대선 후보들을 불러 모아 ‘원 팀 협약식’을 열었다. 경선에서 네거티브 공방을 자제하자는 의미였다. 후보들은 “단결하면 승리고 분열하면 패배”라며 선의의 정책 경쟁을 약속했지만, 반나절 뒤 열린 TV 토론에서 곧바로 과거사를 놓고 서로 견제하고 공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 안팎에선 “평화 협정에 찍은 도장이 마르기도 전에 원 팀 정신이 사라졌다”는 얘기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28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 MBN스튜디오에서 열린 본경선 TV 토론회에 앞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진, 정세균,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후보. 2021.07.28.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우리 당이 원 팀 협약식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이른 데 대해 후보의 한 사람으로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협약식 뒤 기자들과 만나서는 “내부 갈등을 노린 고의적 이간책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려봐야 한다”고 했다. 이른바 ‘백제 발언’에 대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측 비판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전 대표도 “내년 대선은 박빙이 될 텐데 우리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면 (지지층의) 부분적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이낙연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설훈 의원은 라디오에서 이 지사의 백제 발언과 관련, “한마디, 한마디를 조심해서 얘기해야 분란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코로나 극복을 위한 경제 정책’을 주제로 열린 본경선 첫 TV 토론에서 곧바로 충돌했다. 이 전 대표는 이 지사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국회에서 날치기하자’고 주장한 것을 두고 “그것이 온당한 주문인가”라고 문제 삼았다. 그러자 이 지사는 “참여 정부 때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하자고 했다가 그 후에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을 사면하자고 한 게 더 문제 아닌가”라고 받아쳤다.

원팀 협약식 -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28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원 팀 협약식’에서 짝을 나눠‘원 팀’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네거티브 공방을 자제하자는 의미였다. 하지만 이들은 반나절 뒤 열린 TV토론에서 곧바로 과거사를 놓고 서로 공격했다. 왼쪽부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박용진 의원,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김두관 의원, 이재명 경기지사. /국회사진기자단

이 지사는 국무총리와 전남지사를 역임한 이 전 대표를 향해 “대통령 둘째가는 권한을 갖는 자리들인데 공약 이행률이 우수하지 못하다” “약속을 지킬 수 있는데 안 한 건지,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한 건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어느 자리에 가든 성과를 못 내고, 일 못했다는 말은 못 들어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죽했으면 퇴임하는 날 문재인 대통령이 재난 대처에 관한 경험을 책으로 내달라고 했을 정도였다”고 했다. 두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나를 서운하게 한 후보가 있느냐’는 사회자 질문에 모두 ‘있다’고 답했다. 누군지 묻자 이 지사는 “굳이 짚어서 말씀드릴 필요가 없다”며 웃었고, 이 전 대표는 “나중에 더 야단맞을 거 같으니 (누군지) 말 안 하겠다”고 했다.

120분 동안 진행된 이날 토론을 두고 여당에선 “원 팀 정신을 약속했지만 과거사에 대한 네거티브에 머물렀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낙연 캠프 측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토론이 끝난 뒤 “이재명 후보는 정책을 설명하기보다 상대 후보를 비난하고 흑색선전으로 토론 예의에 어긋난 모습을 보였다”며 “강력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했다. 여당 관계자는 “지도부 주재로 원 팀 협약식이 열렸지만 임시변통에 불과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