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여권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여배우 스캔들’ 의혹과 관련 “증거가 없다”고 일축하자 한 전직 판사가 공개 반박하고 나섰다.
김태규 전 부산지법 부장판사는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진중권 전 교수의 발언을 공유하며 “성범죄에서 피해자의 진술은 그 자체가 중요한 증거가 된다”고 했다.
전날 진 전 교수는 JTBC 썰전 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 ‘여배우 스캔들’에 대해 “공론장을 이런 식으로 혼탁하게 만들어도 되겠느냐”고 비판적 반응을 보였다.
진 전 교수는 “새로운 근거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경찰 검찰 조사에서도 나온 게 없는데 이걸 재탕해서 다시 꺼내는 게 우습다”며 “사생활 문제고 오래된 과거 일까지 들춰내야 하는가, 이것이 올바른 검증인지 회의를 느낀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스캔들의 당사자인 여배우조차 객관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도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경기지사 선거 때 이 이야기가 나왔을 때도 주장하는 여배우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진술이 엇갈리고 일관되지 않았다”며 “증거도 없고, 사진도 없고, 그분에게는 뭔가 있을지 몰라도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없는 건 실체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김태규 전 판사는 “전혀 우습지 않다”며 “미학을 전공한 시사평론가가 하는 법적 평가가 무슨 비중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각을 세웠다.
김 전 판사는 “성범죄는 은밀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다른 범죄보다도 피해자의 진술에 더 의존한다. 그러다 보니 가해자가 억울하게 누명을 쓸 위험이 큰 것도 사실”이라며 “그렇다고 해서 피해자의 진술을 단지 주장으로만 치부하고 증거가 없다고 표현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는 “판결문에 유죄의 이유로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 ‘피해자의 진술이 대체로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특히 경험하지 않고는 진술하기 어려운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라는 표현이다. 피해자의 진술을 주된 증거로 해서 유죄로 판단하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며 “물론 이 지사의 여배우 스캔들이 성범죄는 아니지만, 피해자의 진술이라고 해서 단지 일방적 주장으로 치부할 일은 아니라는 취지에서 참고로 말씀드린다”고 했다.
김 전 판사는 “대통령 후보를 검증하는 일이라면 형사재판 피해자 진술보다 더 약한 근거에 기초한 의혹이라도 검증하는 것이 맞다”며 “다른 후보들은 뜬소문도 혹독한 검증을 받는데, 이런 정도의 사안을 접고 넘어 가자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사실이 아니면 바지를 벗을 것이 아니고, 당당하게 아니라고 말하는 게 맞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