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새 당 대표로 송영길 의원(5선·인천 계양을)이 2일 선출됐다.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송 대표는 대의원·권리당원 투표와 당원·국민 여론조사 합산 결과 득표율 35.60%로 1위에 올랐다. 홍영표 의원은 득표율 35.01%를 기록해 박빙의 격차로 2위에 그쳤고, 우원식 의원은 29.38%로 3위였다. 송 대표는 이날 수락 연설에서 “지금은 승리를 향한 변화를 위해 주저 없이 전진해야 할 때”라며 “4기 민주 정부를 여는 311일의 대장정에서 승리하자”고 했다. 송 대표는 정견 발표에서도 “민주당은 변화해야 한다. 가장 위험한 것이 위기를 위기라고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며 “위기임을 인정하고 그 지점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당 대표 후보 중 계파 색채가 가장 옅었던 송 의원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며 당내 주류인 친문(親文)계와 대립하는 양상을 보였다. 당 대선 주자 가운데 이재명 경기지사와 상대적으로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정책 관련해선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와 세제 문제 보완, 백신 확보를 통한 11월 집단면역 달성 등을 주장했다. 최고위원으로는 친문 성향의 김용민(초선), 강병원(재선), 백혜련(재선), 김영배(초선), 전혜숙(3선) 의원(득표율 순)이 선출됐다.
변화 강조한 송영길 “언행일치 민주당 만들겠다”
2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신임 당 대표는 취임 일성(一聲)으로 “언행일치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재·보선 패인으로 지목된 ‘내로남불’을 떨쳐내겠다는 의미다. 계파색이 옅은 송 대표가 선출되면서 친문 세력이 틀어쥔 당 주도권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날 민주당 신임 당 대표 수락 연설의 핵심 키워드는 ‘변화와 승리’였다. 연설문에서 이 낱말들은 모두 7차례 등장했다. 송 대표는 승리를 향한 변화에 나서자면서 “유능한 개혁, 언행일치 민주당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겠다”고 했다.
2030세대와의 소통을 강조하기도 했다. 당선 직후 방송 인터뷰에서 그는 “아들, 딸 대하는 아빠처럼 그들의 아픔을 들어주는 민주당이 될 것”이라면서 “가르치려고 들고, 공감 능력 떨어지는 모습들은 보완해나가겠다”고 했다.
2위인 홍영표 후보와는 0.59%포인트 격차의 박빙승부였다. 송 대표(35.6% 득표)는 권리당원 투표, 국민 여론조사에서 근소하게 홍 후보(35.01%)에게 밀렸지만 당원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섰다. 이를 두고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친문 색채가 덜한 송 대표를 당 얼굴로 내세워야 한다는 당원들의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친문 대의원·권리당원의 표가 2, 3위 후보들에게 갈린 것도 송 대표의 승리 요인으로 꼽힌다. 3위 우원식 후보는 29.38%를 얻었다.
송 대표는 당내 ’86 운동권(80년대 학번, 60년대생) 그룹'의 맏형 격이다.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총괄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뒤 ‘범(汎)친문’으로 분류됐지만 친문 핵심과는 거리가 있었다. 이번에 세 번째로 당권에 도전하면서 그는 ‘무(無)계파’를 선언했다. 특히 강성 친문 지지층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배격하는 듯한 기류에 대해선 “지금 이재명, 반(反)이재명 지지 진영 간의 치열한 상호 비판이 있는데, 이는 중요한 위험 요소”라면서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규정하고 상대방 의견을 완전히 진압하려는 행태는 바뀌어야 한다”고 했었다.
송 대표 당선으로 수직적 당·청(黨靑)관계가 바뀔 것이란 분석이 많다.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그는 “당이 결정하면 내각이 집행하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원팀 기조’는 유지하면서도 당 주도로 정책 협의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였다.
이에 따라 향후 부동산·코로나 백신 수급 대책을 두고 당·청 간 이견(異見)이 표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송 대표가 이번 경선 기간 정부 정책 기조와 결이 다른 주장을 폈기 때문이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게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을 90%까지 풀자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지적에 송 대표는 “그렇다고 청년이나 신혼부부들에게 평생 전세방, 월세방에 살라고 말할 순 없다”고 했다. 공시지가 현실화에 대해서도 “조정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당내반발이 거센 종합부동산세 완화 문제는 신중해야 한다면서 한발 물러섰다.
강성 지지층이 이끌던 당 분위기에도 일정 부분 변화가 예상된다. 이들의 문자 폭탄에 대해 송 대표는 “몰려다니면서 말을 못 하게 막아버리면 그다음부터 당심과 민심이 유리된다”고 했다. 이날 정견 발표에서도 “국민께서는 무능한 개혁과 위선을 지적했다”면서 “이 상황에서 하던 대로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가 야당과의 원(院)구성 협상에서 “법제사법위원회를 제외한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에 대해선 논의해 볼 수 있다”고 했던 것은 이와 같은 맥락이다.
송 대표는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대학 졸업 이후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이후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던 송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 권유로 정계에 입문했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한 이래 인천에서만 5선을 했다. 2010년에는 인천시장 선거에서 당선됐다. 이번 정부 출범 초기에 대통령 직속 초대 북방경제위원장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