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전·월세 5%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등을 담은 임대차 3법을 보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 시간 만에 번복했다.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민심 이반이 커지자 여권 내부에서 혼선이 불거지는 모습이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2일 당 선거대책위원회 회의 후 ‘임대차 3법 개정 의견이 있었느냐’는 기자들 물음에 “당 정책위원회 차원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하고 있다”고 했다.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민주당 박주민 의원 등 여권 인사들이 작년 7월 임대차 3법 개정 직전 임대료를 대폭 올린 사실이 알려져 비판이 커지자, 민심 달래기용으로 입법 보완을 검토 중이란 뜻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최 수석은 발언 한 시간 뒤 출입 기자단에 문자 메시지를 통해 “여당이 임대차 3법 수정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관련 공약을 중구난방으로 쏟아내고 있다. 당 지도부 인사들의 메시지가 서로 충돌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제가 서울시장이 되면 지금과는 확실히 다른 부동산 정책을 펼칠 것”이라며 “재건축·재개발은 시장이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국토부가 막을 수 있는 재량은 제한적”이라고 했다. 이낙연 선거대책위원장도 “LH 사태, 부동산 문제에 대해 거듭 사과드린다” “꾸짖되 혁신 노력까지는 버리지 말아달라”며 정책 전환을 시사했다.
반면 박영선 캠프 전략기획을 총괄하는 진성준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원칙이 큰 방향에서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 기조를 유지하고 더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당·청(黨靑) 간 혼선도 불거졌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전날 “지금 주택 정책은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했다. 민주당이 금융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내 집 마련 국가책임제’ 도입을 제안하고,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이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부동산 문제를 사과한 직후였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부동산 정책 기조 전환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는 얘기가 나왔다.
논란이 일자 민주당 정책위원회(홍익표 정책위의장)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부동산 정책 관련 당청간 큰 이견차가 있는 듯 보도되고 있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며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홍 의장은 “민주당과 정부는 깊은 반성과 무한책임을 느끼며 수차례 공개사과를 한 바 있다”라며 “국민께 희망을 드리는 주거복지정책 마련에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