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은퇴를 선언했던 이해찬 대표가 다시 등장했습니다. 4월 보궐선거 분석과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선거가 어려울 줄 알았는데 요새 돌아가는 것을 보니 거의 이긴 것 같다.”
민주당 후보 열세로 나오는 여론조사에 대해선 이렇게 말합니다. “여론조사 3분의 2는 기술적 장난을 쳤다” “여기에 속아 넘어가면 안된다”
LH사태에 대해선 이렇게 말합니다. “LH 사태는 어쩔 수 없는 현실” “위에는 맑아지기 시작했는데 아직 바닥에 가면 잘못된 관행이 많이 남아있다”
이해찬은 선거에 관한 한 귀재로 통합니다. 그 자신도 떨어져본 적이 없습니다. 7번 나와서 7번 모두 당선됐습니다. 대통령도 3명이나 만들었다고 합니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민주당 의원들도 이해찬에게는 대들 생각을 못한다고 합니다. 경험 등 여러 면에서 그를 쫒아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상왕 얘기가 나오는 이유일겁니다. 이해찬은 정치판을 읽는 눈도 뛰어납니다. 선거 경험이 많아 판세를 잘 본다고 합니다. 이런 이 대표가 “선거 거의 이긴 것 같다”고 하고 여론조사는 장난이라고 합니다. 동의하십니까?
이번 선거는 LH 사태 박원순 사태, 여러 악재로 여당에게 어려운 선거인게 분명합니다. 그런데 이 대표의 자신감, 어디서 온 걸까요?
위축된 지지층을 다시 모으려는 의도가 아니겠냐고 합니다. 도박판에서 자기패를 과장하는 블러핑을 하듯이 말이죠. 보궐선거는 조직 영향이 큰 선거입니다. 서울 의원은 물론이고 구청장, 시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조직을 동원하면 여론조사와는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란 분석도 실제로 있습니다.
반대해석도 있습니다. 우선 이해찬 전 대표의 선거전망을 통렬히 비판한 이한상 고려대 교수의 페이스북 글을 보시죠. 이 교수는 경영학자 짐 콜린스의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란 책을 가지고 이 전 대표의 말을 분석합니다. 짐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이 5단계를 거쳐 망한다고 합니다. 성공에 따른 자만심을 보이는 1단계, 원칙없는 사업확장을 하는 2단계, 그리고 위험과 위기를 부정하는 3단계, 다급하게 허둥대는 4단계, 그리고 망하는 5단계. 이한상교수는 정권과 민주당이 3단계에 와 있다고 합니다.
이해찬 대표말로 봤을 때 위험과 위기를 부정하는 현실 부정 단계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선거에서 지면 다급하게 허둥대는 4단계가 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거대한 민심의 쓰나미를 확인하고 허둥대고 결국 파국으로 이른다는 거죠. 동의하십니까?
선거는 사실 지지층만 가지고 할 수 없습니다. 중도를 끌어와야 하는데 이해찬 대표의 말은 적지 않은 유권자들에게 반감이 들게 합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위가 맑다니요? 여론조사가 장난이라니요? 당장 친문들 반응부터 좋지 않습니다. 친문 지지자들의 활동이 많은 민주당원 게시판에 “이해찬은 나오지마라”,”당을 나가라”는 글이 많이 올라온다고 합니다. “그의 주장은 주관적일 뿐 아니라 부적절하기까지 하다. 민심과 동떨어진 이해찬 전 대표의 발언이 개인 생각에 그치는 게 아니라 여권 내부의 안이한 인식을 반영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오늘자 한겨레신문 사설입니다.
이해찬 대표가 이번 선거를 일부러 망치려고 이런 말을 했다는 분석까지 나옵니다. 왜 망치냐고요? 이해찬 대표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친합니다.
이재명 경기지사를 도와주기 위해 이렇게 한다는 거죠.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망하면 이낙연은 확실히 날아가고 이재명 지사에게 힘이 쏠릴 수밖에 없다. 여권에서 나오는 분석 중의 하나입니다.
야당에서도 또 한명의 정치거물이 심판대에 서 있습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입니다. 김 위원장의 정치이력, 이해찬 대표 못지않습니다. 5선 국회의원을 지냈는데 모두 비례대표였습니다. 금배지를 달았을 때 당적이 민정당 2회, 민자당, 새천년민주당, 더불어민주당 각 1회입니다. 지역구 국회의원선거는 13대 때 딱 한 번 출마해 민주당 대표인 이해찬에게 졌습니다. 김 위원장을 두고 여야,이념을 넘나든 지략가라고 합니다.
김 위원장은 서울시장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 때문에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3자구도로도 이긴다’ 고 했고요. 안철수 대표를, ‘토론 못하는 사람’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감정적으로 비난했습니다. 이러자 야권 내에서 김 위원장을 향해 ‘단일화 훼방꾼’ ‘X맨’이란 비판이 나왔습니다. 김 위원장은 총선 패배 이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을 안정화시키고 이끌어온 공이 분명 있습니다. 그게 모두 뒤덮여버릴지도 모를 상황입니다. 만약, 만약 안철수가 단일후보로 결정되면 김 위원장으로선 참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겁니다.
참 묘합니다. 김종인 이해찬, 이해찬 김종인 두사람은 33년 악연으로 통합니다. 이번 선거에 이해찬이 막판에 등판함으로써 두사람이 마지막 승부를 펼치게됐다는 언론보도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두사람이 내년 대선으로 가는 중요한 길목에서 여야에서 각각 X맨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가 끝난 뒤 두 사람은 어떻게 될까요. 이번 보궐선거의 재밌는 관전 포인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