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회 국군의 날 기념행사를 앞둔 지난달 22일 경기 이천 특수전사령부에서 장병들이 UH-60 블랙호크 헬기에서 예행연습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국방부가 성능 개량 사업을 통해 계속 운용하려던 블랙호크(UH-60) 헬기 103대를 도태시키고 대신 수조원을 더 들여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수리온 헬기를 도입하려는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우리 군이 블랙호크를 도입한 지는 25년이 지났다. 하지만 최근 국내 개발한 수리온보다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이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와 방사청은 지난 2013년부터 진행해온 블랙호크 성능 개량 사업을 최근 뒤집었다. 한 의원 측은 “2019년 5월 방사청이 갑자기 사업 조정 방안을 제시했고, 이후 수리온 도입을 고려하는 듯한 방향으로 사업이 진행됐다”고 했다.

육군이 운용하고 있는 수리온 헬기./조선일보DB

그런데 블랙호크 성능을 개량하는 게 수리온을 신규로 도입하는 것보다 성능 면에서나 비용 면에서 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수리온 비행 가능 시간은 블랙호크의 84%, 비행 거리는 83% 수준이다. 탑승 병력도 블랙호크는 11명, 수리온은 9명이다. 이 때문에 블랙호크 성능을 개량하는 대신 수리온 헬기를 신규로 도입하면 기존보다 31대 많은 134대가 필요하다. 한국국방연구원은 사업 타당성 조사에서 수리온 신규 도입 시 사업비가 1조~3조원 더 늘어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국방부는 산업통상자원부를 통해 ‘국내 산업 파급 효과’와 관련된 항목을 넣어 새로 용역을 의뢰했고 산업 파급 효과는 수리온 도입이 블랙호크 성능 개량보다 더 크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은 “8년간 정상적으로 진행해온 사업을 특정 업체 헬기 도입을 위해 군이 뒤집으려 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