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장 나서는 추미애 장관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황제 복무’ 의혹과 관련,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은 8일 “야당이 지나친 정치 공세를 펼치는 것”이라며 추 장관을 엄호했다. 추 장관 아들 서모씨를 둘러싸고 군(軍) 휴가 미복귀 의혹뿐 아니라 ‘올림픽 통역병 파견 청탁’ 의혹까지 불거지자, 이번 사건이 ‘제2의 조국 사태’로 비화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여권이 전방위적 방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됐다. 야당은 “현직 법무부 장관의 ‘외압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선 ‘특임검사’가 수사를 해야 한다”며 공세를 펼쳤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추 장관 측 보좌관이 군에 ‘청탁 전화’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아들과 보좌관이 친하니까, 엄마가 아니라 보좌관 형한테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어봤다는 것”이라며 “식당에 가서 김치찌개 시킨 것을 빨리 달라고 하면 이게 청탁이냐, 민원이냐”고 했다. 정 의원은 추 장관이 청탁 전화 의혹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한 게 거짓말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지엽적이고 아주 곁가지 일”이라고 했다.

같은 당 김남국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번 공격은 국민의힘에 군대를 안 다녀온 분들이 많아 그런 것으로 간주하겠다”며 “군대를 갔다 왔으면 이런 주장을 못 한다. (군 행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니까”라고 썼다. 야당에 ‘미필자’가 많아서 군 내부 사정을 잘 모르고선 무리한 정치 공세를 펼친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1대 국회의원 중 군 미필자는 민주당이 34명, 국민의힘이 12명으로 민주당이 2.8배 많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추 장관이 수사 결과에 따라서 책임지면 되는 일”이라며 “정치는 잠깐 기다리고, 검찰이 수사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도리”라고 했다. 양 최고위원은 야당에서 ‘추미애 특검’ 얘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선 “검찰 수사 능력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했다. 여권에는 추 장관에 대한 야권의 공세가 ‘검찰 개혁 저지 시도’라는 인식도 퍼져 있다.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 출신 김어준씨는 ‘언론 탓’을 하며 가세했다. 그는 이날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서씨 측 주장이) 다 사실이면 아무 문제가 없는 건데, 언론에서 계속 확대재생산을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추 장관 아들의 변호인인 현근택 변호사는 현재 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황규환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추미애 장관 의혹을 변호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야당은 “추미애는 반칙왕”이라며 맹공을 펼쳤다.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청년들은 1시간만 복귀에 늦어도 탈영을 떠올린다”며 “불법과 편법을 상식이라고 호도하는 궤변 릴레이를 멈춰 세우는 것은 추 장관 본인만 할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추 장관이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나 둘 다 ‘반칙왕’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며 “추 장관이 사퇴하는 게 맞는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군 검찰이나 특임검사가 나서서 관련 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사안의 90% 이상이 군 내부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관련 사건을 수수방관하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방부가 직접 답하라”고 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추 장관이 수사 보고를 안 받는 단계가 아니라, 특임검사를 통해 수사를 공정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