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여 성향 유튜버 김어준씨가 26일 김민석 국무총리를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넣지 말아 달라는 총리실 요구를 “알아서 하겠다. 이쪽이 결정할 일”이라며 사실상 거부했다. 김 총리 측 관계자는 “정중하게 요구한 것인데 이런 반응은 당황스럽다”고 했다.
김씨가 주도하는 여론조사 업체 ‘여론조사꽃’은 지난 19~21일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가상 양자 대결 조사에 김 총리를 민주당 후보 중 한 명으로 넣었다. 김 총리는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과 나경원 의원에 앞섰고, 격차도 다른 민주당 후보들보다 컸다. 김씨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지난 23일 공개했다.
하지만 총리실은 같은 날 입장문을 배포해 “여론조사에 포함시키지 말아달라는 요청에도 불구하고 계속 포함시키는 일부 조사에 대해 매우 심각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했다. 총리실은 “본인의 의사에 반해 계속 조사에 포함시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며 조사 기관의 금도를 넘은 것”이라고 했다.
김 총리는 당시 미국 방문 중이었으나 입장문을 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김 총리는 서울시장 선거 출마 의사가 없다는 뜻을 여러 번 밝혔다. 여권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 선거가 아니라 오는 8월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김 총리를 서울시장 후보로 넣은 여론조사는 찾아보기 어려워졌지만, 김씨의 ‘여론조사꽃’은 조사를 계속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 안팎에선 “김씨가 김 총리를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시켜 정청래 대표를 당대표로 연임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이에 대해 김어준씨는 26일 유튜브에서 “(내가) 정청래를 연임시키려고, 김민석 당대표 출마를 막으려고 그런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여론조사에 김 총리 이름을 넣으면 당대표 출마가 막아지나”라고 했다. 그는 “김 총리가 출마하지 않는다는 것은 다 안다”면서도 “김 총리가 가상 대결 1위 하는 것을 존재감이라고 한다. 선거 때는 그런 존재감이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안도감을 준다”고 주장했다.
김 총리 주변에선 불쾌해하는 분위기다. 총리실 관계자는 “김씨가 총리의 서울시장 출마를 압박한다고까지 보지는 않지만, ‘총리의 존재감을 활용한다’는 김씨 주장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총리실은 추가 대응은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