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을 두고 여론이 악화하는 가운데,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이 24일 오후 8시 사의를 표명했다. 대통령실은 “사의를 수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차관은 10·15 대책의 입안자 중 한 명이다. 대책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유튜브 방송에서 “돈을 모아뒀다가 집값이 떨어지면 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배우자 명의로 지난해 전세를 낀 갭투자를 한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분노를 키웠다. 23일 발표한 2분 분량의 대국민 사과 영상에서는 배우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표현으로 또다시 비판을 자초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21~23일 조사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해 응답자의 44%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적절하다’는 37%였다. 10·15 대책에 대한 부정 평가는 직접 영향을 받는 서울과 인천·경기에서 각각 49%, 43%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30대에서 57%로 가장 높았다. 20대(18~29세)는 부정 평가자가 39%로 비교적 적었지만, 평가를 유보하는 응답자가 30%에 달했다. 반면 40대의 53%, 50대의 48%는 긍정 평가했다.

다만, 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지난주 54%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2%p 올라 56%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율도 추석 직전 38%로 저점을 찍었다가 지난주 39%에 이어 이번 주 43%였다. 하지만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주식시장 활황이 10·15 대책에 대한 불만을 상쇄한 것”이라며 “다음 주 APEC 기간에는 이 기조가 유지되겠지만 그 이후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차관 경질도 이런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