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중국 수도 베이징 베이징역에 전용열차로 도착해 인사를 나누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뒤에 딸 김주애가 서 있다./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김정은의 후계자로 내정되었다고 봐야 한다는 북한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김주애는 앞서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해 다자 외교 무대에도 공식 등장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11일 ‘김주애가 김정은의 후계자로 내정되었다고 보아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북한 매체에서 ‘존귀하신’이라는 수식어는 아무에게나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이 아니다”라며 “로동신문이 그런 표현을 2022년 당시 만 9세인 김주애에게 사용했다는 것은 김주애를 후계자로 내세우고자 하는 김정은의 강력한 의지와 열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정 부소장은 “북한 의전 체계에서 자리는 곧 권력이다. 김주애는 공개 행사에서 꾸준히 김정은의 옆에 배치된다. 이는 실질적으로 후계자로 대우받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은 최근 행사에서 김주애 뒤쪽에 서 있는 장면이 반복적으로 포착된다. 의전에서의 한 발자국 차이는 곧 권력 위상의 차이를 의미한다”고 했다.

북한 매체들이 김주애에게 ‘존경하는’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김주애에 대한 개인 숭배가 시작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며 “일부 전문가들은 김주애가 백두혈통이기 때문에 존칭과 의전은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나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도 백두혈통이지만 이들에 대해서는 ‘존경하는’이나 ‘존귀하신’이라는 수식어가 사용된 적이 없다”고 했다.

정 부소장은 “북한에서 권력 승계는 한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내정과 후계 수업 단계→대내적 공식화→대외적 공식화라는 세 단계를 거쳐 완성될 것이다. 김주애의 경우 현재 ‘내정 단계’에 있고, 적절한 시점에 ‘대내적 공식화’ 단계로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남존여비 사상이 강한 북한에서 여성이 최고지도자가 될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북한 후계 문제를 인식하는 데 있어서 한국의 전문가들이 자주 오판하는 이유는 북한 체제의 군주제적(왕조적) 성격을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군주제 국가에서 왕에게 아들이 없으면 딸이 왕세녀로 지정되어 권력을 승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했다.

앞서 국가정보원도 11일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김정은이 최근 중국 방문에 딸 김주애를 대동한 데 대해 “김주애 세습을 염두에 둔 하나의 서사를 완성하기 위한 과정”이라며 “(김주애에게) 해외 경험을 쌓게 하고 유력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진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