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18일 방영한 손전화기(스마트폰) 사용법 프로그램에서 마두산 제작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이 스마트폰 사용법 안내 프로그램을 방영하며 상업 광고처럼 상품을 노출해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모든 선전 수단을 국가가 독점하는 북한 사회에서 노동당 선전선동부의 재가를 받지 않는 TV 프로그램은 존재하지 않는다.

조선중앙TV는 지난 21일 ‘손전화기(스마트폰) 사용에서 알아야 할 점들’이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에서 “오늘 시간에는 손전화기 사용에서 알아야 할 점들에 대해서 알려드리겠다”며 전자파 노출을 피하는 법, 눈에 피로감을 유발하지 않는 화면 밝기, 배터리 충전 시 유의 사항 등을 소개했다.

형식은 생활 정보 프로그램이었지만, 사실상 영상은 상품 광고처럼 전개됐다. 스마트폰을 클로즈업하거나 앞뒷면을 자세히 보여주는 식이다. “오늘날 이동통신 수단의 하나인 손전화기는 우리의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기호품”이라는 멘트도 붙었다.

북한은 지난 18일에도 80%만 충전해야 배터리 수명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등의 스마트폰 사용법을 소개하면서 정작 화면은 스마트폰 외형을 부각하는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엔 ‘마두산’ 브랜드의 폴더블 스마트폰이 공개됐는데, 마치 삼성 갤럭시 Z 플립처럼 세로 방향으로 접히는 디자인에 외부에 미리 보기 화면까지 탑재된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이 외에도 후면 4개 렌즈가 장착된 같은 브랜드의 스마트폰이 소개되기도 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18일 방영한 손전화기(스마트폰) 사용법 프로그램에서 마두산 제작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후면에 4개 렌즈로 구성된 쿼드 카메라를 장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중앙TV는 2000년대 후반부터 개성고려인삼이나 대동강 맥주, 음식점인 옥류관 등의 상업광고를 가끔 송출하고 있으나, 광고를 일상적으로 방송하지는 않는다. 여전히 광고를 비사회주의적인 요소로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생활 정보 프로그램의 형태로 사실상 스마트폰 광고를 방송한 것은 마두산 브랜드를 주민들에게 알리려는 당국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추측된다. 구매력이 있는 주민을 대상으로 ‘신상’을 선전해 매출을 확대하고 세수를 확보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것이다.

작년 9월 미국 싱크탱크 크림슨센터의 마틴 윌리엄스 연구원이 38노스에 공개한 ’2024년 북한의 스마트폰'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는 650만∼700만명에 달한다. 지난 2년간 북한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 기종은 2배로 다양해졌고, 새로운 브랜드도 등장했으며, 10개 업체가 스마트폰과 피처폰을 판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작년 6월엔 휴대전화를 비롯한 전자기기 위생을 강조하는 북한 주민의 영상에서 ‘청송’ 브랜드명이 적힌 폴더블 스마트폰이 공개되기도 했다.

다만 북한에서 자체 생산되는 제품은 없으며, 중국 기업들이 기본 설계부터 주문에 맞게 스마트폰을 생산하면 북한 업체의 이름을 붙여 판매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