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울 강남권 부동산 공인중개사들이 담합해 매물을 독점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를 경찰청에 통보했다고 9일 밝혔다. 정부가 지난해 10월 설치한 ‘부동산 탈세 신고 센터’에는 5개월여간 탈세 제보가 780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무조정실 부동산감독추진단은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단장인 김용수 국무2차장 주재로 제11차 부동산 불법 행위 대응 협의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의회에는 국조실과 재정경제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국세청, 경찰청, 금융감독원 등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추진단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서초구청과 함께 관내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합동으로 점검했다. 국토부는 중개사들이 담합 목적으로 친목 단체를 구성하고, 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중개사들에게는 매물 중개를 제한하는 등 공인중개사법을 위반한 정황을 포착했다. 이에 따라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내용을 경찰청에 통보했다고 한다.
앞서 지난달 26일 김민석 국무총리는 서울 강남·송파구와 여의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지역 일부 중개사가 수천만원을 내야 들어올 수 있는 사설 중계망에서 주택 매물을 폐쇄적으로 공유한다는 내용의 언론 기사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러고는 “서울 강남 지역에서 중개사 ‘담합’이 벌어지고 있다는 보도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라며 추진단에 현장 점검을 지시했었다.
국토부는 ‘부동산 불법행위 통합 신고 센터(www.budongsan24.kr)’를 통해 중개사들의 담합 행위를 신고받고, 구체적인 증거 자료를 확보하는 대로 경찰청에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전 시·도경찰청에 중개사 담합에 관한 첩보를 수집하고 단속 활동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또 국토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중개사들의 불법 행위가 확인되는 대로 중개사 업무를 정지시키고 사무소 등록을 취소시키고, 3년간 사무소 개설을 금지하기로 했다.
한편 국세청은 지난해 10월 31일부터 ‘부동산 탈세 신고 센터’를 설치해 인터넷과 전화, 서면으로 신고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현재까지 5개월여 동안 편법 증여와 양도세 탈루 등 탈세에 대한 제보가 780건 접수됐다며, 제보된 사항을 철저하게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또 과거 부동산 탈세와 관련해 제보자가 포상금을 받은 사례를 소개하면서, 중요 자료를 제출해 제보한 경우 포상금으로 최대 40억원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다주택자가 주택을 매도하기 전에 다른 주택을 갖고 있는 세대원을 위장 전출시키는 방법으로 1세대 1주택자인 것처럼 꾸미고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적용받은 사례를 제보한 사람, 토지를 매도하면서 용역 계약서를 허위로 작성해 용역에 들어간 경비를 부풀려 신고하는 방법으로 양도세 일부를 탈루한 사례를 제보한 사람이 각각 수천만~수억 원의 포상금을 받았다. 부모 돈으로 주택을 취득하면서 증여세 신고를 하지 않은 사례를 제보한 사람도 수천만원의 포상금을 받았다.
김용수 추진단장은 “서울 일부 지역에서 확인된 공인중개사 간 담합 행위는 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위법 행위이며, 담합 행위에 대한 단속을 더욱 강화하고, 업무 정지 및 등록 취소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도록 엄정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