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소청 검사의 보완 수사권에 대한 당의 입장을 정부 입법에 고려해 달라’고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 수사권은 주지 않고 보완 수사 요구권만 줘야 한다고 입장을 모은 가운데, 정부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에서는 보완 수사권을 줘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무조정실 검찰개혁추진단은 27일 이 같은 내용의 ‘검찰 개혁 관련 인식 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추진단이 지난달 19~25일 전국의 18세 이상 남녀 4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소청으로 대체되는 검찰청을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31.3%에 불과했다. 불신한다는 응답자는 64.9%였다. 법원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대해서도 신뢰한다는 응답자보다 불신한다는 응답자가 많았다.

형사 사법 서비스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62.9%가 부정 평가했다. 긍정 평가한 응답자는 24.9%에 그쳤다. ‘잘 모르겠다’는 9.9%였다. 응답자 77.4%는 피해자가 충실히 보호받지 못한다고 봤고, 75.1%는 진행 과정이 불투명하다고 봤으며, 72.8%는 사건 처리가 신속하지 못하다고 했다. 71.9%는 수사 진행과 결과가 공정하지 못하다고 봤다.

그럼에도 ‘검찰 개혁’에 대한 기대감은 낮은 편이었다. 응답자 33.9%만이 ‘검찰 개혁이 국민 일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고, 31.6%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23.1%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추진 중인 검찰 개혁의 시급성에 대해서도 44.2%는 동의했으나, 42.6%는 동의하지 않았다. 검찰 개혁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41.5%는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43.8%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현재 추진 중인 검찰 개혁에 대해 응답자의 28.9%는 ‘중대 범죄에 대한 대응 역량이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건 처리가 지연될 것’(27.1%), ‘제도의 복잡성이 심화되고 형사 사법 시스템의 효율성이 저하될 것’(24.8%), ‘수사 기관의 권한이 비대화될 것’(24.0%)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충분한 숙의와 검토 없이 졸속으로 추진된다’(20.8%)는 비판도 있었다.

특히 공소청 검사의 수사권과 관련해서는 직접적으로 또는 제한적으로 보완 수사권을 가져야 한다는 응답자가 45.4%로, 보완 수사권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응답자 34.2%보다 11.2%포인트 많았다. 보수층에서는 보완 수사권 찬성이 48.5%로 반대 31.6%보다 많았고, 중도층에서도 보완 수사권 찬성이 45.5%, 반대가 30.8%였다. 진보층에서만 보완 수사권 반대가 45.0%, 찬성이 42.2%로 반대가 오차 범위 안에서 많았다.

추진단은 전문가와 형사 사법 분야 공무원을 대상으로 별도로 진행한 심층 면접 조사에서도 검사의 보완 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다.

한편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에 생긴 불송치 결정권, 즉 검사의 지휘를 받지 않고 알아서 사건을 끝낼 권한에 대해서는 조사 대상 검사의 92.3%, 법학 교수의 79.2%, 판사의 73.3%, 변호사의 60.0%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해당 권한을 갖게 된 경찰만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경찰 사이에서는 긍정 평가가 62.5%, 부정 평가가 37.5%였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권을 개선해야 한다는 데에는 법학 교수(91.7%), 검사(88.5%), 변호사(75.0%), 판사(66.7%) 다수가 동의했다. 경찰은 절반이 동의했다.

소속을 새로 생기는 중대범죄수사청으로 옮길 의향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검사의 88.5%, 특별사법경찰관리(특사경)의 83.3%가 ‘없다’고 답했다. 검찰 수사관과 경찰 수사관 등은 각각 절반이 옮길 의향이 있다고 했다.

추진단은 “조사에서 나타난 전문가 및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검토해 향후 법안 마련 시 반영하는 등 검찰 개혁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신년 기자회견에서 검사의 보완 수사권에 대해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지난 5일 의원총회를 통해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 수사권은 주지 않고, 보완 수사 요구권만 줘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