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제주 4·3 사건 당시 박진경(맨 오른쪽 원) 대령. /다큐스토리

국가보훈부가 1948년 제주 4·3사건 당시 초기에 수습을 맡았던 고(故) 박진경 대령의 국가유공자 등록 심의를 다시 진행한다.

보훈부는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박 대령의 국가유공자 등록 후 자격·절차 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된 점을 고려해 관련 법령과 등록 절차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한편, 법률자문 결과를 바탕으로 절차적 하자를 보완하기 위해 사안을 원점에서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훈부는 박 대령의 유공자 등록 때 법률이 정한 유족이 아닌 양손자(養孫子)가 신청했던 점을 문제 삼아 재심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박 대령은 제주 부임 한 달 후인 1948년 6월 남로당 세포였던 부하의 주동으로 암살당했다. 후손이 없어 조카가 양자로 들어갔다. 보훈부는 박 대령의 양손자인 박철균 예비역 준장이 지난해 10월 서울보훈지청에 박 대령의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하자, 이를 승인했다. 박 대령이 1950년, 1952년 을지무공훈장을 받았다는 점이 근거였다.

관련 법률에 따르면 국가유공자 신청은 본인이나 법률이 정한 유족인 배우자, 자녀, 부모 등만 할 수 있다. 이 외의 친척 등이 신청할 경우에는 보훈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보훈부는 그간 법률상 유족이 아닌 사람이 신청해도, 서훈 사실 및 범죄 경력 조회 등을 중심으로 등록을 승인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4·3 사건 희생자 유가족과 단체들은 박 대령 암살에 가담한 부하의 진술 등을 근거로 그가 양민 학살 책임자라고 주장하며 반발했다. 논란이 일자 이재명 대통령은 “제주 4·3 유족들은 분개하고 계신다. 방법을 찾아보기로 하자”고 했다.

이 같은 재심 결정은 처음이며, 재심의는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고 보훈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재심의 결정은 박 대령 유족에게도 이날 통보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