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배달 기사로 물회를 픽업하러 매장에 갔는데 주방 안에서 담배 냄새가 났다. 식재료가 쌓여 있는 곳 바로 옆에 담배 꽁초가 담긴 종이컵이 있었다. 불시 위생 점검을 해달라.”
“배달 음식을 먹고 보니 마늘과 고추에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 음식점에 연락했는데 환불만 해주고 말겠다며 성의 없이 답변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렇게 배달 음식과 관련한 민원이 최근 4년(2022년 2월~2026년 1월) 동안 정부 각 기관에 9046건 접수됐다고 25일 밝혔다. 권익위에 따르면 배달 음식 관련 민원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2023년 한 달 평균 189건 접수됐던 민원이 2024년 219건, 지난해 354건으로 2년 새 87.3% 늘었다.
배달된 음식의 위생 상태가 불량하다는 불만이 많았다. 한 민원인은 2024년 4월 짬뽕 음식점이 배달한 음식을 비닐에서 꺼내 식탁에 올려놓는 순간 바퀴벌레 네 마리가 나와 흩어졌다고 했다. 이 민원인은 “두 마리는 잡았지만, 다른 두 마리는 잡지 못해 집을 방역해야 한다”며 “그동안 벌레 하나 없게 관리한 집에 바퀴벌레가 생길 것 같아 매우 화가 나고 불안하다”고 했다. 2024년 말 민원을 제기한 다른 사람은 “배달 음식에서 철 수세미가 나왔는데 사장의 대처가 큰일 아닌 듯 너무 간단하다”며 “요즘 배달을 시켜 먹는 사람이 많은데 너무 위생 관념이 없는 것 같다. 배달 음식점도 (정부가) 철저하게 관리해 달라”고 했다.
배달 음식점이 유통 기한이 지난 식품을 사용하는 것 같다는 신고도 있었다. 2023년 10월 한 민원인은 “한 음식점에서 상한 음식을 두 번 받아서 민원을 낸다”며 “음식 용기를 열자마자 떡갈비에서 악취가 심하게 났고, 한입 먹어보니 완전히 상해 있었다”고 했다. 2023년 3월에 민원을 낸 사람은 “배달받은 콘샐러드가 유통 기한이 지났다”고 주장하면서 “매장 내 제품 관리 소홀 여부를 확인해 조치해 달라”고 했다.
배달 음식 포장 용기에 관한 불만도 다수 나왔다. 지난해 1월 한 민원인은 “배달 음식을 먹다가 이상한 냄새가 나서 보니 포장 용기가 녹아 있었다”며 “플라스틱이 섞인 음식을 먹었는데, 식당은 포장 시에 온도를 확인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식당 측을) 점검해 달라”고 했다. 2024년 12월 한 민원인은 “배달 음식을 시켜 받아보니 일회용기에 뜨거운 음식을 담아 아래쪽이 다 찌그러져 있었다”며 “환경 호르몬에 범벅이 된 음식을 아이가 먹었다”고 주장했다. 이 민원인은 “(문제의 업체는) 식약처 위생 인증 업체라고 나오는데, 적합한 용기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곳 같다”며 “단속을 부탁한다”고 했다.
배달 음식 앱에 표시된 음식 사진과 전혀 다른 음식이 배달됐다며 허위 광고를 신고한 민원인도 있었다. 2024년 5월 한 민원인은 “광고에 표시되는 사진을 보면 팔보채나 팔보밥이 연상되는데, 실제 배달된 것은 해물 짜장면 같은 음식이었다”며 “허위·과장 광고로, 식품표시광고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식재료 원산지를 속인 것 같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2023년 9월 한 민원인은 특정 돼지김치찜 전문 식당에 대해 “국내산 김치를 쓴다고 광고하고 있는데, 김치에 쓰는 고춧가루가 중국산”이라며 원산지 표시 위반을 신고했다. 2024년 7월에 민원을 낸 사람은 “배달 앱에서는 닭고기가 모두 국내산이라고 표시돼 있었는데, 배달된 제품을 보니 수입산 저급 닭고기로 의심된다”며 “철저히 조사해 강력히 처벌해 달라”고 했다.
배달 음식 관련 민원이 가장 많이 나오는 지역은 경기도로, 전체 민원의 27.1%를 차지했다. 이어서 서울(23.9%), 부산(10.3%), 인천(7.3%) 순이었다. 또 배달 음식 민원인의 71.1%가 남성이었고, 30대(39.3%)와 40대(27.6%)가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20대 이하가 19.4%, 50대가 10.5%였다.
권익위는 “배달 앱과 배달 대행 이용이 활성화되면서 배달 음식 위생 불만, 부적절한 포장 용기 사용 신고, 원산지 및 메뉴 허위 표시 신고 등 민원이 증가하고 있다”고 봤다. 지난해 3월 공개된 외식업체 경영 실태 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의 배달 앱 이용률은 2018년 18.0%에서 2024년 31.7%, 배달 대행 이용률은 2018년 5.4%에서 2024년 24.1%로 늘었다.
이에 따라 권익위는 정부 각 기관에 ‘민원 주의보’를 발령하고, 식품위생법령 위반 행위 점검·단속 강화와 신고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또 부적절한 포장 용기 사용을 단속하고, 배달 음식 업체들을 대상으로 ‘음식 표준 포장 가이드라인’ 교육을 강화하며, 배달 전문 식당의 원산지 표시 위반을 정기적으로 단속하라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