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이 지난해 8월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보이스피싱 근절 종합 대책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전화번호를 신고가 들어온 지 10분 안에 차단하는 등 ‘보이스피싱 종합 대책’을 시행한 결과,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와 금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2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범정부 보이스피싱 대응 TF(태스크포스) 회의를 열고, 이 같은 결과를 공개했다.

앞서 지난해 8월 정부는 ‘보이스피싱 통합 대응단’을 연중 무휴 24시간 운영해 피해 신고를 접수하면 곧바로 관련 전화번호 긴급 차단과 수사에 나서고, 보이스피싱 특별 단속을 실시하며, 외국과 합동 작전을 통해 외국에 있는 총책의 검거에 나서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TF는 “그 결과, 2025년 9월까지 전년 동 기간 대비 증가세를 보이던 보이스피싱이 2025년 10월 이후 2026년 1월까지 4개월 연속으로 발생 건수와 피해액이 모두 감소했다”고 밝혔다. 2024년 10월~2025년 1월에는 보이스피싱 피해가 8145건, 4158억원 발생했으나 지난해 10월~올해 1월에는 건수는 6108건으로 25.0%, 피해액은 3508억원으로 22.4% 줄었다.

TF는 “이는 통합 대응단 운영과 불법 전화번호 긴급 차단 시행, 특별 단속 실시, 해외 보이스피싱 거점 타격 등의 효과가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고 했다.

TF는 다만 피싱 범죄 수법이 소셜미디어나 온라인 메신저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신종 범죄에 대한 대응 방안을 이날 논의했다고 밝혔다.

TF에 따르면, 경찰청은 플랫폼 사업자와 협업을 강화해 범죄 실행 이전 단계에서부터 범죄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구조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했다. 예를 들어, 네이버는 피싱 범죄에 주로 쓰이는 단어를 기반으로 범죄 의심 대화를 식별해 경고하고, 범죄에 사용된 계정은 차단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 회사 이상 거래 탐지 시스템(FDS)에 신종 범죄 유형과 사례를 반영하고, 관계 기관 간 공조를 위해 FDS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보이스피싱 범죄 수익 환수를 위한 전담 부서를 증설하기로 했다. 검찰청은 신종 범죄에 대한 국제 공조를 강화해, 관련 범죄 조직 활동이 활발한 태국·캄보디아·라오스·중국 등과 협력하고 국제 공조 수사관을 해당국에 추가로 파견하겠다고 했다.

TF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법인 계좌와 ‘대포폰’에 대한 관리 강화 방안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금융권 내에서 대포 계좌 탐지 결과를 공유하고, 범죄 가능성이 높은 계좌에 대해서는 동결 등 임시 조치를 확대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법인 명의 휴대전화를 여러 회선 개통한 뒤 불법으로 대여해 보이스피싱 범죄에 사용하는 수법을 차단하기 위해 법인 다회선 개통 조건을 강화하고, 법인 다회선에 대한 통합 관리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윤창렬 실장은 이날 회의에서 “보이스피싱 피해가 감소세로 전환된 것은 관계 부처가 국내·외에서 긴밀히 협력한 결과”라면서도 “올해는 보이스피싱은 물론 신종 스캠 차단에서도 국민들께서 성과를 체감하실 수 있게 각 부처가 총력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