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3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의 전경. /장경식 기자

감사원이 지난해 말 이재명 대통령이 문제삼은 ‘국유 자산 헐값 매각’과 발전(發電) 자회사 분할에 관한 감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윤석열 정부 시절 용산 대통령실에 비밀 시설물이 설치된 것도 감사 대상이 됐다.

감사원은 5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도 연간 감사 계획’을 공개했다. 감사원은 “지속 가능한 건전하고 효율적인 재정 운영을 도모하겠다”며 상반기 중으로 ‘공공기관 자산 관리 분야’에 대한 감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윤재 기획조정실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한 브리핑에서 “공공기관의 자산 매각과 관련해 헐값 매각과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며 “YTN 매각을 포함해, 사업성 평가 없이 혹은 충분한 자산 가치 평가 없이 자산을 저가로 매각하거나 임대해서 재무 건전성을 저해했는지를 종합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윤석열 정부가 국유 자산을 감정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지난해 11월 3일 이 대통령은 “자산 매각을 전면 중단하고, 현재 진행 또는 검토 중인 매각에 대해 전면 재검토 후 시행 여부를 재결정하라”고 각 부처에 지시했다. 이틀 뒤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헐값 매각 우려가 제기된 YTN 지분 매각을 포함해, 지난 정부와 현 정부에서 추진된 매각 사례에 대해 즉각적인 전수 조사 및 감사를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감사원은 한국전력의 자회사로 지역별 발전을 맡고 있는 한국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 등 5개사에 대해서도 상반기 중으로 운영 및 안전 관리 분야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감사원 관계자는 “공기업의 방만 운영 문제도 있고, 이번에는 (발전 자회사) 통합 문제도 있어서, 이를 함께 점검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해 12월 이 대통령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각 발전 자회사들이 하는 일들을 보니 ‘이거 왜 나눠놨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기후부는 최근 발전 공기업을 비롯한 한전 자회사들의 구조를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윤 정부가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비밀 통로’와 사우나를 조성한 것에 대해서도 ‘대통령 집무실 내 특정 시설물 설치 관련 감사’라는 이름으로 상반기 중으로 감사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달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용산 대통령실에 비밀 통로와 사우나가 국방부 예산 등으로 만들어져 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감사원은 이미 대통령실·관저 용산 이전에 대해 두 차례 감사를 진행해 결과를 내놨으나, 추가 감사를 하겠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 수용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 등을 계기로 ‘교정 시설 운영 및 관리 분야 감사’도 진행됐다. 감사원 관계자는 “수용자 자살이나 사망, 수용자와 교도관 간 폭행, 수용자 간 폭행, 인권 침해 사고 등이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고, 민영 교도소에서는 특혜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며 “교정 시설이 전반적으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수용자와 교도관 사이에 유착이 있는지 등을 점검할 것”이라고 했다. “교도관이 독방 배정이나 특혜 제공을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다는 언론 보도가 있어서, 이에 대해서도 점검할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감사원은 국회, 재정경제부, 외교부, 통일부, 성평등가족부, 국민권익위원회,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기획예산처, 지식재산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부산광역시, 대전광역시, 경상북도 등 42개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정기 감사를 하겠다고 했다. 국가 기관 62곳과 공공기관 27곳에 대해서는 결산 검사를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은 이런 정기 감사나 결산 검사와는 별개로, 한국광해광업공단과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등 공공기관 3곳을 지목해 인사와 재무 분야에 대해 감사하겠다고 했다. 세 곳 모두 기관장이 윤 정부 때 임명됐다.

감사원이 올해 감사하겠다고 밝힌 대상은 총 109건이다. 감사원은 이 가운데 19건이 “국민의 편익 증진에 실제 기여할 수 있는 감사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기반으로 설정한 ‘국민 체감형’ 감사”라고 밝혔다. ‘불법 마약류 통관 관리’ ‘주거 품질 개선을 위한 공동주택 하자 관리’ ‘다중 이용 체육 시설 안전 관리’ ‘도로 교통 안전 취약 요인 관리’ ‘장애인 안전·의료·복지’ ‘정신 건강 취약 계층 지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