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도심 주택 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공개한 지난달 29일, 경기 과천시 과천역 인근 아파트들의 모습.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장·차관과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이 소유한 아파트의 가치가 지난 1년 새 1채당 평균 2억3698만원씩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 2억8268만원의 평가 이익을 봤다. 다수가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 규제가 적용되는 서울·경기 지역에 아파트를 가진 가운데, 이 지역들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1일 현재 이재명 정부의 차관급 이상 고위 공무원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가운데 재산이 공개된 사람은 176명이다. 본지가 이들의 부동산 보유 상황을 조사해 봤더니, 140명(79.5%)이 본인이나 배우자 명의로 아파트(분양권 포함)를 167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23명은 2채, 2명은 3채를 갖고 있다.

약 3분의 2인 111채(66.5%)는 10·15 대책이 적용된 서울과 경기 12개 시·구에 있다. 이 가운데 47채는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12채는 마포·용산·성동구, 26채는 서울 나머지 구, 다른 26채는 경기 12개 시·구에 있다. 정부 고위직이 보유한 아파트의 3분의 1 이상(35.3%)이 서울의 이른바 서울 ‘강남 3구’와 ‘마용성’ 지역에 있는 것이다. 10·15 대책이 적용되지 않는 수도권 나머지 지역과 지방에 있는 아파트는 56채(33.5%)에 그쳤다.

10·15 대책의 핵심은 토지 거래 허가제와 함께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에만 적용되던 부동산 대출과 세금 규제를 서울 전역과 과천·분당 등 경기 12개 지역으로 확대한 것이다. 이 지역에서 집을 살 때는 은행 대출 한도가 제한되고,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 투자’는 사실상 금지됐다. 정부가 아파트 가격 급등을 막겠다며 취한 조치였지만, 아파트 가격 상승은 계속됐다.

이재명 정부 고위 공직자들이 지난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아파트 167채의 가액이라며 신고한 금액은 총 1678억7857만원이었다. 그러나 KB부동산 시세 기준으로 이 아파트들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1월에 이미 그보다 44.9% 높은 2433억866만원이었다. 그런데 지난 1년 동안 아파트 가격이 더 뛰면서, 올해 1월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2828억8483만원으로 올랐다. 1년 새 395억7617만원, 평균 16.3% 오른 것이다. 1채당 평균 2억3698만원 올랐다.

이들이 강남 3구에 가진 아파트는 평균 5억6152만원씩 올라,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마포·용산·성동구에 가진 아파트는 평균 2억6075만원, 경기 12개 시·군에 가진 아파트는 2억1682만원씩 올랐다. 서울 나머지 지역에 가진 아파트는 평균 1억5663만원씩 올랐다. 반면 10·15 대책이 적용되지 않는 지역에 가진 아파트 56채는 평균 616만원 오르는 데 그쳐, 거의 변동이 없었다. 사실 이 가운데 10채는 오히려 1년 전보다 가격이 떨어졌는데, 모두 경기도의 비규제 지역과 지방에 있는 아파트였다.

가장 많이 오른 아파트는 이진수 법무부 차관이 가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아파트로, 106.22㎡(약 32평) 가격이 지난해 1월 38억원에서 지난달 57억원으로 19억원 올랐다. 조현우 국가안보실 안보전략비서관이 가진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84.95㎡·약 26평)는 49억5000만원에서 65억5000만원으로 16억원 올랐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가진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아파트(151.01㎡·약 46평)는 41억2500만원에서 54억7500만원으로 13억5000만원 올랐다.

손양영 이북5도위원회 함경남도지사, 이태형 청와대 민정비서관, 윤영빈 우주항공청장도 각각 10억원 넘게 평가 이익을 봤는데, 모두 송파구에 있는 아파트였다. 손 지사의 방이동 아파트(163.44㎡·약 50평)는 32억3500만원에서 45억원으로 12억6500만원, 이 비서관과 윤 청장의 잠실동 우성아파트(160.74㎡·약 49평, 136.34㎡·약 41평)는 각각 11억6500만원, 11억2500만원 올랐다. 김정우 국정상황실장, 정한중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장, 이남구 감사원 감사위원, 김영수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도 각각 9억원대 평가 이익을 봤는데, 모두 강남·서초구에 가진 아파트를 통해서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부인 김혜경 여사와 공동으로 소유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아파트(164.25㎡·약 50평)는 22억7500만원에서 28억7500만원으로 6억원 올랐다. 김현지 청와대 1부속실장이 가진 분당 대장동 아파트(84.98㎡·약 26평)도 11억1750만원에서 12억2500만원으로 1억750만원 올랐다.

김민석 국무총리,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하준경 청와대 경제성장수석, 금한승·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1·2차관,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은 소유한 건물이 없다고 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