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가 27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조국혁신당 합당 제안에 대해 “이 시점에 그런 방식으로 제기돼서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며 “추진 방식이나 시기가 적절했는지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김 총리는 이날 공개된 유튜브 ‘삼프로TV’와 한 인터뷰에서 진행자에게서 ‘합당 제안이 사전에 (청와대와) 조율되지 않았다는 보도가 많이 있다. 합당 제안을 사전에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김 총리는 “그날 그런 방식으로 발표될 것이라는 점은 몰랐다”고 했다.
김 총리는 이어서 “다만 저는 아주 오래전부터 원칙적인 민주 대통합론자”라며 “원래부터 조국혁신당이 민주당과 다른 정당으로 존재해야 할 만큼의 차별성을 잘 발견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김 총리는 “조국혁신당의 출발도 따지고 보면 조국 대표가 민주당에서 정치를 하기가 마땅치 않은 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진 측면이 있다”며 “그래서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조 대표도 민주당에서 정치를 하고, 거기 계신 분들도 대부분 민주당에서 하는 것이 맞지 않는가라는 생각을 저는 원래부터 하고 있었다”고 했다.
김 총리는 “그런 의미에서 합당 또는 통합이 정상적이고 자연스럽다고 생각해왔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 대표의 발표 시점이나 방식이 문제라는 것이다. 지난 22일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출발했던 김 총리는 그날 정 대표가 합당을 제안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사전에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틀에 있어서는 (합당이) 잘되도록 풀어가는 방향으로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여권에서는 정 대표가 당대표직 연임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 총리도 민주당 차기 당대표 선거에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김 총리는 “저는 민주당에서 성장했고 민주당을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민주당의 당대표가 된다는 것은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라며 “당연히 (당대표가 되는 것에 대한) 로망이 있다”고 했다. 김 총리는 “(당대표를) 해보고, 당을 어떤 방향으로 가도록 하는 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고 했다.
당대표 선거가 아니라 서울시장 선거에 차출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김 총리는 “서울시장은 사실은 저의 오랜 로망”이라고 했다. 1964년생인 김 총리는 “제가 30대(2002년 지방선거)에 서울시장 선거에 나왔는데, 오랫동안 (서울시장을) 해보고 싶었고, 늘 생각하고, 사실은 (서울시장이 되면 할 일을) 생각해 놓은 게 많다”고 했다. 다만 김 총리는 “총리가 된 순간 ‘이것(서울시장이 되는 것)이 내 길은 아닌가 보구나’ 하면서, 저로서는 아쉬운 마음을 덜어내면서 (서울시장 꿈을) 정리한 것”이라고 했다.
김 총리는 “서울시장 선거는 그야말로 자기가 원해서 나가거나 차출되는 것”이라며 “지금 (총리를 한 지) 1년도 안 됐다. 총리로서 잘하다가 그다음 어떤 역할을 부여받으면 그때 가서 봐야 하는 것이어서, 지금 저는 (서울시장 선거나 당대표 선거 출마 같은) 다른 생각은 없다”고 주장했다. “저는 대통령이 임명권자이기 때문에 제 마음대로 말할 수 없다” “세상이 자기가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하는 정도는 알 만큼 이 바닥을 굴렀다”고도 했다.
김 총리의 삼프로TV 인터뷰는 지난 23일(현지 시각) 밴스 부통령과의 회담 뒤 26일 새벽 귀국해 그날 오후에 이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도로 올리겠다고 기습 발표하기 전이었다. 인터뷰에서 김 총리는 방미에 관해 “밴스 부통령을 만나서 핫라인을 구축하는 게 제일 큰 목적이었다”고 했다. “한미 관세 협상 이후에 조인트 팩트시트(Joint Factsheet·합의 내용을 담은 공동 설명 자료) 등 타결된 내용을 실제로 이행하는 데 좀 지연된 것들이 있어서 그것들을 챙겨야 했다”고 했다.
김 총리는 그러면서 “관세 협상에서 미국이야 관세율 등에 관심이 있겠지만, 우리에게 플러스가 될 수 있는 것은 원전(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허용), 핵잠수함(건조 허용), 조선(협력) 등 세 개가 우선이기 때문에 그 이야기를 (밴스 부통령에게) 했다”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와 관련된 실무 협력이 지연되는 데 대해 “한국에도 그렇지만 미국에도 관료적인 막힘이 있다”며 “한 달, 세 달, 여섯 달 식으로 일정을 잡아서 계획을 진행해 갔으면 좋겠다라고 했다”고 김 총리는 전했다. 김 총리는 “(한·미 협력이) 본인의 고유 영역이 아닐 수도 있는데, (밴스 부통령이) 상당히 적극적으로 대응했다”고 했다.
김 총리가 밴스 부통령에게 한국이 원하는 의제에 대해서만 말을 꺼내 이야기하고 왔다는 것이다. 김 총리는 한국이 미국에 약속한 투자를 이행하기 위해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하는 대미투자특별법안 처리가 지연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회담에서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