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재명 대통령이 2024년 1월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에서 흉기로 습격당한 사건을 테러방지법상 테러로 지정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14일 오후 보도 자료를 배포해 “김민석 국무총리는 오는 20일 오후 제22차 국가테러대책위원회를 개최해, 이 대통령의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가덕도 피습 사건에 대한 테러 지정 여부를 심의·의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총리실은 “김 총리가 국가정보원에 요청했던 대테러합동조사팀 재가동 결과와 법제처의 테러 지정 관련 법률 검토 결과를 종합해, 국가테러대책위원회 소집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국회의원이자 민주당 대표였던 2024년 1월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찾았다가 김모(69)씨에게 칼로 목 부위를 공격당했다. 이 대통령은 1.4㎝가량 자상을 입었고, 속목정맥이 찢어졌다. 김씨는 현장에서 붙잡혔고, 살인미수로 징역 15년형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정부가 특정 사건을 테러로 지정하는 것은, 2016년 테러방지법이 시행되고 국가테러대책위원회가 열리기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테러방지법은 테러를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외국 정부의 권한 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할 목적 또는 공중을 협박할 목적으로 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이런 목적으로 사람을 죽이거나 목숨에 위험이 될 정도로 다치게 하는 행위, 체포·감금·약취·유인하거나 인질로 삼는 행위 등을 테러로 본다.
다만 테러방지법에는 특정 사건을 테러로 지정한다는 개념이 없고, 따라서 이에 관한 절차도 없다. 그러나 김 총리는 최근 법제처에 이 대통령 피습 사건이 테러방지법상 테러에 해당하는지, 이 사건을 국가테러대책위원회에서 테러로 지정할 수 있는지를 문의했고, 법제처가 지난 13일 이에 대해 답변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법제처는 이 대통령이 당시 국회의원이었으므로 국가 기관에 해당돼, 이 대통령을 해하려 한 행위가 테러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봤다. 또 테러방지법에는 국가테러대책위원회가 ‘위원장이 심의·의결할 필요가 있다고 제의하는 사항’은 무엇이든 심의·의결할 수 있다고 돼 있어, 국가테러대책위원회 위원장인 김 총리가 이 대통령 습격 사건을 테러로 지정하자고 제의하면 이를 심의·의결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봤다.
국가테러대책위원회는 총리가 의장이 되고, 여러 장관급 공직자와 대통령경호처장, 관세청·경찰청·소방청·질병관리청·해양경찰청장이 위원이 되며, 민간 위원은 없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 피습 사건 테러 지정 안건은 그대로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 관계자는 “이 대통령 피습 사건이 테러로 지정되면, 정부 차원에서 비슷한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을 대테러 정책에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