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이 지난달 3일 세종시 세종뱅크빌딩 회의실에서 열린 부동산 감독 추진단 출범식 및 제1차 부동산 불법행위 대응 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마포·용산·성동구에 있는 아파트를 증여하거나 증여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증여세 탈루 여부를 전수 조사하겠다고 4일 밝혔다.

국무조정실 부동산 감독 추진단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회 부동산 불법 행위 대응 협의회를 열고, 국세청의 강남 4구 및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소재 아파트 증여세 신고 적정 여부 전수 검증 계획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대출 문턱이 높아진 가운데,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와 집값 상승 기대로, 자산가들 사이에서 고액의 현금 증여와 규제를 피하기 위해 집을 팔지 않고 물려주는 증여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고 했다.

국세청은 “이러한 과정에서 탈세 등 탈루 행위가 발생할 소지가 있어, 고가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강남 4구 및 마용성 소재 아파트 증여에 대해 증여세 신고 적정 여부를 전수 검증할 예정”이라고 했다.

국세청은 올 1~7월 강남 4구와 마용성 지역 아파트 증여가 2077건 이뤄졌고, 이 가운데 1699건과 관련해 증여세가 신고됐으며, 1068건은 매매 가액 등 시가를 기준으로 신고됐으나 631건은 시가 산정 없이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신고됐다. 국세청은 시가로 신고된 1068건은 신고 가액이 적절한지, 부당한 감정평가액은 아닌지를 확인하고, 공시가격으로 신고된 631건 가운데 시가보다 현저히 낮게 신고된 아파트에 대해서는 직접 감정평가를 해서 시가로 과세하겠다고 했다.

국세청은 자녀 등에게 아파트를 증여해준 사람의 재산 형성 과정을 살펴보고, 부모로부터 대출을 낀 아파트를 증여받으면서 대출 상환 부담을 부모가 지는 등의 방식으로 편법 증여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도 집중 점검하겠다고 했다. 조부모가 자녀를 건너뛰고 손주에게 증여하는 ‘세대 생략 증여’에서는 조세 회피가 있었는지, 아파트를 증여받은 미성년자에게 나오는 증여세를 증여자가 대납하지는 않았는지를 살펴보겠다고 했다.

추진단은 “고의 탈루 등 혐의가 있는 경우, 세무조사를 통해 세금을 추징할 뿐 아니라 필요한 경우 관계 기관에 고발하는 등 최대한 강력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투기성 행위가 의심되는 자의 재산·채무 현황 등을 수시로 분석해 정당한 세금 신고·납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탈세 혐의자를 엄정 조치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추진단장인 김용수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은 “편법 증여를 통한 부의 대물림으로 국민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선의의 실수요자 보호를 위해 불법 투기를 근절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부동산 감독 추진단은 정부가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에 대응하겠다며 지난달 3일 구성한 조직이다. 정부는 “집값 띄우기, 거래 허위 신고, 부정 청약 등이 시장의 건전성을 해치고 실수요자의 불안을 가중시키며 주택 공급 효과를 떨어뜨린다”며, 올해 집값 폭등의 요인으로 ‘부동산 불법행위’를 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