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회 감사원장 권한대행이 지난달 2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인회 감사원장 권한대행이 2일 ‘운영 쇄신 TF(태스크포스)’ 활동과 관련해 “감사원도 견제를 받아야 하고, 그 견제가 정당한 견제일 때에는 당연히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고위 공직자들이 대상이 된 감사를 여러 건 실시한 특별조사국은 폐지하겠다고 했다.

김 대행은 이날 오전 감사원 내부망에 글을 올려 “감사원 개혁 작업이 거의 끝나고 있다”며 “12월 3일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발표는 (감사원장) 권한대행인 제가 직접 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직의 대표가 그간의 경위를 설명하고 개혁 내용을 발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감사원 개혁 작업’이란 감사원이 지난 9월부터 가동해온 운영 쇄신 TF의 활동을 가리키는 것이다. 감사원은 지난 9월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한 정상우 사무총장 취임 직후 운영 쇄신 TF를 구성해, 원전 경제성 조작,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비위,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통계 조작, 북한 GP 철수 부실 검증,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고의 지연 의혹 감사와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관저 용산 이전 관련 감사 등 감사 7건에 대한 ‘진상 규명’ 작업을 해 왔다. 모두 민주당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표적 감사’이자 ‘윤석열 정부에 대한 봐주기 감사’라고 문제 삼았던 감사들이었다. TF는 이 가운데 전 전 위원장 감사에서 위법 행위가 있었고, 서해 감사와 GP 부실 검증 감사에서는 군사 기밀 유출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김 대행은 지난달 11일 최재해 전 감사원장이 퇴임하면서 선임 감사위원으로서 원장 권한대행이 됐고, TF 활동 결과 확정과 발표를 자청했다.

김 대행은 “개혁 작업을 정리하고 개혁 방안을 발표하는 기준은 ‘나는 인간으로서 올바른 일을 하고 있는가?’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을 개혁하기 위한 길은 인간으로서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다시는 정치 감사, 하명 감사, 장기 감사, 기우제식 감사, 편향 감사, 인권 침해적 감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 개혁을 해야 한다”고 했다.

김 대행은 “독립성을 그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러면 감사원은 무정부 조직, 질서 없는 조직이 돼 버린다”고 했다. 이어 “감사원의 독립성은 감사원의 가치를 지키는 데 필요한 것”이라며 “감사원의 가치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국가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세계 인류의 번영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행은 그러면서 “만일 외부에서 감사원의 가치를 추구하는 감사를 요구하면 이를 수용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런 지적을 독립성 침해라고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감사원도 견제를 받아야 하고, 그 견제가 정당한 견제일 때에는 당연히 따라야 한다”며 “이때도 감사원의 독립성이 침해됐다고 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김 대행은 한편 TF의 ‘진상 규명’ 결과와 관련해 “감사원에 대한 외부의 비판을 바탕으로 감사원의 과오를 냉정하게 추적하고 밝혀냈다”며 “전산 조작, 군사 기밀 누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권한 남용 등 범죄 행위와 부당한 인사권·감찰권 남용이라는 중대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했다. 앞서 김 대행은 TF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감사원이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전 사무총장(현 감사위원) 등 7명을 군사비밀보호법 위반 등으로 고발하는 것을 승인했다. 이와 관련해 김 대행은 “형사 책임을 묻는 고발이나 수사 의뢰는 최소한에 그쳤고, 징계 책임도 최소한으로 축소할 것”이라고 했다.

김 대행은 이어 “진상 규명 이후에는 사과가 필요하다”며 “사과는 ‘감사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여야 한다. 추상적인 사과가 아니라, 어떤 사건에서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를 명확히 하는 사과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김 대행은 전 전 위원장 등에 대해 감사원을 대표해 사과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행은 “구체적인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며 “정치 감사, 하명 감사, 장기 감사, 기우제식 감사, 편향 감사, 인권 침해적 감사 등 많은 문제를 양산한 특별조사국은 폐지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는 “특별조사국 폐지에 반발도 있을 것이다. 오랜 감사원 역사에서 특별조사국이 긍정적인 역할을 해 왔다고 보는 분도 있다”면서도 “우리에게는 여유가 없다. 감사원의 대대적인 제도 개혁이 없다면 개혁은 실패로 돌아갈 것이다. 우리의 개혁이 실패로 돌아가면 더 강도 높은 외부의 개혁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김 대행은 “일부에서는 이번 TF가 감사위원회의 의결을 뒤집으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품고 있는데, 현재 TF의 검토 결과 감사위원회의 (감사 7건에 대한) 의결에 대한 (결론을 바꾸기 위한) 직권 재심의 필요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감사위원회의 의결은 충분한 증거와 토론에 기반해 이뤄졌다”며 “재심의 필요성은 없다고 저도 생각한다”고 했다. “중요 감사 사항에 대해 거의 반대 의견을 낸 저도 토론을 통해 결정된 의결 결과를 바꿀 생각은 없다”고도 덧붙였다.

김 대행은 그러나 “(감사 대상자가 요구해서 하는) ‘신청 재심의’는 절차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이는 당사자들의 권리다. 재심의과에서 충분히 검토해 감사위원회의 부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