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당직 근무를 집에서 할 수 있게 되는 등 공무원 당직 제도가 공무원의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개편된다.

인사혁신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공무원 복무규칙’ 개정안을 24일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인사처는 새로운 당직 제도를 국무총리령인 복무규칙을 개정하는 대로 약 3개월의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 4월 전면 시행하겠다고 했다.

정부서울청사 전경./뉴스1

인사처는 이번 개정안이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공직사회 활력 제고 5대 과제’ 가운데 하나로, “환경 변화에 맞지 않는 낡은 제도를 혁신해 공무원의 근무 여건을 개선하고 국민에게 더 나은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재택 당직이 전면 확대된다. 기존에는 사전에 인사처·행정안전부와 협의한 기관만 재택 당직 제도를 운영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무인 전자 경비 장치나 유인 경비 시스템을 갖춘 기관은 인사처·행안부와의 협의 없이도 재택 당직 제도를 도입할 수 있게 된다.

또 기존에는 재택 당직을 하더라도 사무실에서 2~3시간 대기한 후 귀가해서 당직을 이어가야 했지만, 앞으로는 사무실에서 1시간만 대기한 뒤 귀가하도록 한다.

외교부·법무부처럼 24시간 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는 기관의 경우, 별도의 당직실을 없애고 상황실 근무자가 당직 근무를 겸하는 것이 허용된다.

여러 기관이 한 청사에 들어가 있는 경우에는 당직 근무도 통합해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은 기관별로 반드시 1명 이상이 당직 근무를 해야 했으나, 앞으로는 여러 기관이 함께 구성한 통합당직실에서 총 1~3명이 근무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8개 기관이 입주한 정부대전청사는 기존에는 총 8명이 당직 근무를 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3명의 당직 근무자가 8개 기관 당직을 한꺼번에 하게 된다.

또 기관 소속 인원이 적어 1인당 4주에 1회 이상 당직 근무를 해야 하는 소규모 기관의 경우에는 당직을 없앨 수 있게 된다.

인사처는 “통합 당직 기관 간에는 비상 연락 체계 유지를 통해 긴급 상황 발생 시 신속히 전파하고, 차질 없이 업무가 처리될 수 있도록 철저히 운영하겠다”고 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민원 응대 시스템도 도입된다. 야간이나 휴일에 전화 민원이 많은 기관의 경우, AI 기술을 통해 민원 전화를 분류해 일반 민원 전화는 국민신문고로, 화재·범죄 관련 전화는 119·112로 자동으로 넘길 수 있게 된다. 인사처는 해당 기관과 관련해 중요하고 긴급한 사항만 당직자에게 직접 연락되도록 할 계획이다.

인사처는 “정부세종청사에 있는 당직총사령실, 정부서울청사·과천청사·대전청사에 각각 있는 당직사령실은 그대로 유지해 당직 운영 전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청사관리본부 및 보안 업체의 전문적인 청사 방범·방호·방화 업무를 통해 당직 업무에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인사처는 “당직 근무 다수가 재택 당직이나 통합 당직으로 전환되고 24시간 상황실 운영 기관의 일반 당직이 폐지되면, 당직 근무자에게 지급하던 당직비를 감축할 수 있게 돼 연간 169억~178억원의 예산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고도 했다.

또 “연간 약 44만6000명이 사무실 당직 근무 뒤 휴무하면서 발생했던 업무 공백이 줄어들면, 연간 근무시간 356만 시간이 추가로 확보돼, 국민에게 정부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최동석 인사처장은 “시대 변화에 맞지 않는 비효율적인 당직 제도는 공무원들의 불필요한 업무 부담을 가중하고 공직 활력을 저해하는 요인이었다”며 “실태 조사와 현장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한 만큼, 공무원들이 업무에 더욱 집중하고, 국민에게 보다 질 높은 행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