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정부 서비스의 무더기 중단을 불러온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를 두고 여야는 책임 공방을 벌였다. 윤석열 정부 때인 2023년 11월 국가 행정 전산망 마비 사태 때와 공수는 뒤바뀌었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은 27일 기자들에게 “2023년 행정망 먹통 사태가 벌어졌음에도, 행정망에 대한 이중화 조치가 완벽하고 실효성 있게 구축되지 못한 것에 근본 원인이 있는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 당국의 안일함”을 탓했다.
같은 날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사태 수습을 위해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며 국민의힘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중지를 요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상황이 보기보다 심각한 것 같다”며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고 민생으로 복귀하자”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재난을 정치 공세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여야가 차분하게 정부의 사태 수습을 지원하고 개선책 마련에 머리를 맞댈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같은 날 긴급 기자 간담회를 통해 “국가 전산망의 심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은 (2022년) 카카오 먹통 사태에서 교훈을 얻어 대비할 수 있었던 부분인데도 (이재명 정부가) 예견된 재난을 막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조용술 대변인은 “과거에도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전산망 마비 사태를 겪으며 기본 관리 소홀을 지적받은 바 있다”며 “국가 핵심 서비스 전체가 셧다운되는 모습은 정부가 국민 안전을 뒷전으로 방치해 온 무책임한 결과”라고 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재명 대통령은 2023년 11월 정부 서비스 중단 사태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경질을 요구한 바 있다”며 “이번 사태는 647개 서비스가 중단된 것으로, 2023년 2개 서비스 중단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큰 참사”라고 주장했다.
송 원내대표는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수습이 마무리되는 대로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고, 이 대통령은 국민 앞에 나와 이번 사태의 전말과 책임에 대해 소상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의 필리버스터 중단 요청에 대해선 “다수당이 여야 합의가 안 된 악법 강행 처리를 중단하는 것이 먼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