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주권정부 청년 정책 추진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청년 지원 정책의 대상을 취약 계층에서 ‘모든 청년’으로 확대한다. 그동안 저소득 청년, 취약 계층 청년에게 지원이 집중돼, 그 밖의 청년들은 지원을 받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청년 지원 정책에서 지나치게 엄격한 소득 요건은 완화하고, 대상도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22일 이 같은 내용의 ‘국민주권정부 청년 정책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정부는 직업 훈련에서 구직, 근로, 창업, 식생활, 주거, 자산 형성, 문화예술 향유에 이르기까지 청년의 삶 전반에 대해 139가지 지원책을 내놨다. 각 지원책은 모든 청년이 접근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그 대상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먼저 청년들이 사회 진입 단계에서 임금 체불이나 산업재해, 직장 내 괴롭힘이 없는 기업을 찾을 수 있도록, 채용 플랫폼과 협업해 각 채용 기업의 노동법 준수 여부를 구직자들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또 ‘일터 권리 보장 기본법’을 제정해, 청년의 비율이 높은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보호를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대학생·대학원생과 청년 구직자, 청년 재직자 가운데 60여 만 명에게는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 기술을 중심으로 직업 훈련을 제공한다. 또 기업과 대학이 협약을 맺어 교육과정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이 교육과정을 졸업한 사람을 해당 기업이 채용하는 것을 전제로 학생을 모집하는 ‘계약학과’를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구직급여(실업급여)는 직전 직장을 자발적으로 퇴사한 경우에는 받을 수 없는데, 정부는 청년의 경우 자발적 퇴사를 했더라도 생애 1회에 한해 구직급여를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AI 등 신산업 분야에서 창업한 청년 기업에는 소득세와 법인세를 깎아주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창업했다가 폐업한 경험이 있는 청년이 창업에 다시 도전하고자 하는 경우, 이들을 위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창업에 최대 1억원을 지원하는 ‘예비 창업 지원 사업’은 한 사람이 한 번만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청년인 경우에는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했다.

정부는 또 순수예술 분야 청년 창작자 가운데 3000명을 선발해 이들에게 매년 900만원을 지원하고, 국제 문화 교류에 관심이 있는 청년 700명은 해외에서 문화 활동에 종사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 청년 농·어업인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한편 비수도권 중소기업에 취업해 2년 이상 다닌 청년에게는 최대 720만원의 장려금을 지급한다.

청년들의 기초 자산 형성을 위한 지원책도 확대된다. 윤석열 정부가 출시한 ‘청년도약계좌’를 대체하는 ‘청년미래적금’은 내년 6월 출시된다. 연소득 6000만원 이하 청년이 3년간 월 50만원씩 총 1800만원을 납입한 경우, 정부가 108만원을 지원해 이자를 포함해 2000만원을 타갈 수 있는 상품이다.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의 경우 정부 지원금이 2배로 늘어나, 총 2108만원을 타갈 수 있다.

의무 복무 중인 병사만 가입할 수 있었던 ‘내일준비적금’은 군에 장기 복무하는 초급 장교도 가입할 수 있게 된다. 초급 간부의 경우 3년간 월 최대 30만원을 납입하면, 정부가 같은 금액을 지원해 자산을 2배로 만들어 준다.

무주택·저소득 청년에게 월 최대 20만원을 지원하는 청년 월세 지원 사업은 애초에 올해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내년 이후에도 계속하기로 했다. 지원 대상도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천원의 아침밥’은 지원 대상을 올해 450만명에서 내년 540만명으로 늘어난다. 월 5만5000원을 내면 대중교통을 월 20만원어치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정액패스’도 신설된다. 청년이 국민연금 가입을 신청하면 첫 달 보험료는 정부가 지원한다.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앞으로 정부는 전 부처가 다양한 청년들과 계속 소통하고 그 의견을 반영해, 연말에 제2차 청년 정책 기본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라며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첫걸음을 내딛고 자립해 정책의 주체로 당당히 성장할 수 있도록 청년들 곁에서 함께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