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업무 담당 공직자의 86.3%가 상습 반복 민원 제기와 폭언, 신상 공격, 스토킹 등 악성 민원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최근 3년 새 경험한 악성 민원인은 1인당 평균 5.5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원회는 393개 공공기관의 민원 담당 공직자 1097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실태 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0일 밝혔다.
권익위에 따르면, 민원 담당 공직자의 86.3%가 최근 3년 새 ‘특이 민원’(악성 민원)을 겪었고, 이 가운데 7.2%는 직접 대응한 악성 민원인이 20명이 넘었다고 답했다.
이들이 경험한 악성 민원인을 유형별로 보면(복수 응답), 비슷한 내용의 민원을 상습적·반복적으로 청구하는 경우가 70.9%로 가장 많았고, 폭언을 하는 경우가 63.1%였다. 정보 공개 청구를 과도하게 하는 경우가 56.0%, 부당한 요구를 하거나 시위를 하는 경우가 50.0%였다.
또 민원 담당 공직자의 신상을 공격하는 경우는 40.4%, 공직자를 고소·고발하는 경우가 23.0%였다. 공직자에게 폭력을 가하는 경우도 18.7%, 스토킹하는 경우도 13.3%였다.
민원 담당 공직자들은 특히 민원 처리 결과에 불복한 민원인이 정보 공개 청구를 반복하거나 소송을 걸어오는 등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악성 민원의 정도가 심각하다고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악성 민원을 경험한 공직자의 90.8%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했고, 55.0%는 업무 과중, 23.6%는 악성 민원인의 문제 제기로 시작된 감사나 고소에 대응하는 데 따르는 부담, 12.9%는 악성 민원인의 직접적인 폭력 행위로 인한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민원 담당 공직자들은 또 악성 민원인에게 대응하느라 다른 업무 처리가 지연되고, 일반 민원인에게까지 피해가 가는 경우가 87.9%에 달한다고 답했다. 51.9%는 자기 기관에서 동료 공직자들이 민원 업무를 맡기를 기피하는 등 인사 문제까지 생겼다고 했다. 일반 민원인이 위험에 노출된 경우도 12.2%였다.
그런데도 민원 담당 공직자들이 악성 민원인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한 경우는 4.9%에 불과했다. 대부분은 악성 민원인에 대한 응대를 종료하거나(33.4%), 상급자가 대응하거나(30.8%), 악성 민원인에 대한 설득을 시도하는(25.7%) 등 소극적인 대응에 그쳤다.
유철환 권익위원장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통해 특이 민원이 공직자 개인과 기관, 다른 민원인에게까지 전방위적으로 피해를 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권익위는 현장 공직자들이 특이 민원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공직자들이 정당한 민원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