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5차 소비자정책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신축 아파트 입주 예정자가 입주 전 점검에 하자 점검 전문 업체 관계자를 대동하는 것을 시공사가 막을 수 없게 된다. 결혼식 ‘스드메(스튜디오 사진 촬영·드레스·메이크업)’ 업체는 소비자에게 가격과 환불 기준에 관한 정보를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게임 아이템 확률을 조작한 업체에는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이 부과된다.

정부는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제15차 소비자정책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5개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생활 밀착형 소비자 권익 침해 예방’을 과제로 삼고, 신축 주택 하자 점검 시 입주 예정자가 점검 업체 관계자를 자유로이 대동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상조업체 가입자들이 낸 돈을 상조업체 지배 주주들이 개인 쌈짓돈처럼 쓰지 못하도록 하는 대책도 추진하기로 했다. 게임 업체가 아이템 확률을 조작해 부당 이득을 벌어들인 경우에는 징벌적 손해배상금을 물도록 할 계획이다.

디카페인 커피 표시 기준도 바뀐다. 지금은 카페인을 원래 제품에서 90% 이상 제거하면 디카페인 커피로 표시할 수 있는데, 앞으로는 잔존 카페인 함량을 기준으로 디카페인 여부를 표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디카페인 커피에 카페인이 거의 없다고 소비자들이 잘못 인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의류 건조기의 에너지 소비 효율 등급은 소비자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1kg당 소비 전력량이 아니라 1회 작동 시 소비 전력량을 기준으로 매겨지게 된다.

정부는 또 결혼식 관련 스드메 업체에는 가격과 환불 기준을 소비자에게 의무적으로 알려주도록 하고, 헬스장도 고객들에게 보증보험 가입 여부를 의무적으로 알려주도록 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정부가 장바구니 물가 정보, 녹색 제품 정보, 생활용품 비교 정보 등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금융 소비자와 사업자 간에 소액을 두고 분쟁이 생겨 금융분쟁조정위원회가 조정 결정을 한 경우에는 소비자가 결정을 받아들이면 사업자는 이를 거부할 수 없도록 하기로 했다. 반대로 소비자는 사업자가 결정을 받아들이는지와 상관없이 결정을 거부할 수 있다. 또 법원의 허가가 있어야만 소비자 단체 소송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한 현행 제도의 폐지도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전자 상거래 분야에서는 소비자의 명확한 사전 동의 없이 결제가 이뤄지도록 하거나, 구매나 회원 가입의 취소를 어렵게 하는 ‘다크 패턴’은 금지하고, 전자 상거래 플랫폼 업체에는 위해 제품이 확산되지 않도록 관리할 의무를 지우기로 했다. 해외 직구(직접 구매)를 통해 국내에 들어올 수 있는 식품 가운데 위해 식품이 있는 경우 이에 대한 정보는 정부가 관련 앱을 통해 제공하기로 했다.

김 총리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해주는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내수 회복도 기업 경쟁력 제고도 모두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여러 가지 혁신이 이뤄지고 있지만 소비자가 누리는 실질적인 권리는 여전히 제약받고 있다는 목소리가 많다”고 했다. “‘스드메 깜깜이 가격’과 같은 정보 비대칭 영역에서의 불공정 관행이 여전하고, 온라인 플랫폼이나 이커머스와 같은 디지털 경제가 주는 소비 생활의 편리함에도 알고리즘 편향 같은 새로운 유형의 소비자 피해가 생기고 있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 총리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모든 관계 부처가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는 요소들에 대해 감시를 강화하고, 관련 제도를 철저히 보완해 나가야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