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윤석열 정부 때 발생한 세수 결손(세금이 정부 예상보다 적게 걷히는 것)의 원인을 따지는 감사에 착수하겠다고 28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전 정부의 재정 운용이 “낙제점”이었다고 비판하고 세수 결손 관련 감사를 감사원에 청구하겠다고 밝힌 지 나흘 만이다. 반면 올해 1300조원을 넘어서는 국가 채무의 급증 원인을 따지려 했던 감사 계획은 폐기됐다.
감사원은 이날 서울 종로구 청사에서 개원 77주년 ‘감사의 날’ 기념식을 열고, 올 하반기 감사 계획을 공개했다. 지난 2월 발표한 올해 감사 계획 가운데 하반기 계획이 일부 수정됐다. 여기에는 ‘주요 재정 관리 제도 운영 실태’ 분야에 대한 감사를 연내에 시작한다는 계획이 담겼다. 최재해 감사원장은 “대규모 세수 결손의 원인과 대응 체계의 적정성을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두고 감사원 안팎에서는 “감사원이 여당의 요구에 맞춰 감사 계획을 바꾼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세수 결손에 대한 감사 청구를 검토하겠다고 한 것은 지난 24일이었다. 이날 감사원은 민주당이 감사 청구도 하기 전에 감사 계획을 밝혔다.
감사원이 올 초에 계획했던 것은 ‘국가 채무 관리’ 분야에 대한 감사였는데 이는 폐기됐다. “이재명 정부에서도 국가 채무가 빠르게 늘기 때문 아니겠느냐”는 말이 정치권에서 나왔다.
감사원은 ‘정책 감사’ 폐지 방침도 재확인했다. 감사원은 이날 발표한 ‘감사 운영 개선을 위한 하반기 역점 추진 과제’에서도 “중요 정책 결정의 당부(當否·옳고 그름)는 감찰 제외 대상이라는 점을 명확히 규범화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정책 감사·수사 이런 명목으로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들을 괴롭혀서 의욕을 꺾는 일이 절대로 없도록 해주시길 바란다”고 지시했고, 감사원은 이달 6일 “정책 결정에 대한 감사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이를 두고 “감사원발(發) 코드 맞추기로 감사원이 정권의 기류에 맞춰 알아서 눕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감사원은 또 새로운 감사에 착수하는 것과 범죄 혐의자를 수사 기관에 넘기는 것도 감사위원회의 의결을 반드시 거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는 민주당이 ‘감사원 개혁’의 일환으로 요구해 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