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전경. /뉴스1

감사원이 6일 “정책 결정에 대한 감사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정부가 바뀌고 나면 합리적이고 꼭 필요한 행정 집행도 과도한 정책 감사와 수사의 대상이 되는 일이 빈번했다”고 말한 지 13일 만이다.

감사원은 이날 오전 ‘공직사회 활력 제고를 위한 감사 운영 개선 방향’을 발표해 이같이 밝혔다. 감사원은 “과도한 책임 추궁에 따른 공직사회의 위축 등 부작용을 시정하기 위해 정책 결정에 대한 감사를 폐지하고, 감사 운영의 원칙·시스템을 정책·사업의 성과와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재정립”하겠다고 했다.

감사원은 정부의 정책 결정 자체는 감사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는 원칙을 이미 갖고 있다. 해당 원칙은 감사원 ‘감사사무처리규칙’ 등에 규정돼 있다.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에 대한 감사, 4대강 보 해체 과정에 대한 감사,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정식 배치 고의 지연에 대한 감사 등은 월성 1호기 영구 정지 결정이나 4대강 보 해체 결정, 사드 정식 배치 결정 자체를 감사 대상으로 삼은 것이 아니라, 관련 절차나 집행 과정에 위법·부당한 행위가 있었는지를 따진 것이었다.

감사원 관계자는 “‘정책 결정 감사 폐지’라는 표현은 감사원이 그동안 정부의 정책 결정을 문제 삼는 감사를 해왔다는 의미가 아니라, ‘정책 결정의 당부를 감사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기존 원칙을 보다 명확하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중요 정책 결정 및 정책 목적의 당부(當否·옳고 그름)’를 직무 감찰에서 제외한다는 것을 명확히 규범화하겠다”고 했다.

감사원은 정부의 정책 수행 과정에서 공무원들이 한 일에 대해서는 징계나 형사 처벌을 요구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감사원은 “정책·사업 추진을 위해 일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문제는 사익 추구, 특혜 제공 등 중대한 문제가 없는 한 징계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감사의 전 과정에 일관되게 적용하겠다”고 했다. 또 “정책·사업이나 업무 처리 자체를 직권남용 등 범죄 혐의로 문제 삼지 않는다는 원칙을 정하고 엄격히 적용하며, 사익 추구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고발이나 수사 요청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했다.

감사원은 “정책·사업의 집행 등에 대한 감사에서도 공직자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정책 성과 향상을 위한 효율성·효과성 제고 등을 감사의 기본 원칙으로 재확립하고, 이를 규정화하겠다”고 했다.

감사원은 새로운 감사 운영 방향을 이달 안에 감사위원회의에서 의결할 하반기 감사 계획에 반영하고, 제도 개선 사항들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