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석(왼쪽) 인사혁신처장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남강호 기자

최동석 신임 인사혁신처장(차관급)이 과거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문재인 정부의 고위 공직자 인사 검증 기준에 대해 “아주 멍청한 기준”이라고 주장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최 처장은 대선 전 김경수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의 얼굴이 들어간 사진과 함께 “문재인과 친문 세력은 정치판을 떠나야 한다”는 글도 올렸다. 최 전 처장은 유튜브 계정을 닫고 사과했지만 민주당 친문계를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권 내 반발로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이 물러난 상황에서 ‘제2의 강준욱’이라는 말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11월 병역 기피나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위장 전입, 논문 표절, 음주 운전, 성 관련 범죄 전력이 있는 사람은 고위 공직자 임용에서 원천 배제하겠다는 내용의 이른바 ‘7대 기준’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최 처장은 지난달 1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오광수(이재명 정부 초대) 민정수석 낙마와 그 의미: 문재인 정부의 인사 검증 7대 기준이라는 멍청함’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려, “멍청한 기준을 갖다 들이대고 사람을 골랐더니 (문재인 정부가) 어떻게 됐냐”라며 “일꾼이 몸 튼튼하고 일 잘하면 되지, 과거에 뭘 했다 이런 걸 가지고, 도덕성 가지고 시비 붙는 진짜 멍청한 사람”이라고 했다. 이어서 “문재인이 오늘날 우리 국민이 겪는 모든 고통의 원천이다. 이런 XX 같은 짓을 했다는 말”이라고 했다.

그러자 문재인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재인이 오늘날 우리 국민이 겪는 모든 고통의 원천’(이라는 말에) 화가 많이 난다. 정말 치욕스럽기까지 하다”며 “무엇인가 말하기도 싫다. 지켜보겠다”고 했다.

최 처장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서도 2020년 한 언론에 ‘박원순 사태, 가해자가 피해자로 바뀌는 경우도 흔하다’는 제목의 글을 기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처장은 “내 눈에는 (박 시장 사건이) 박원순에게 정치적 타격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사건”이라며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전 시장은) 깨끗한 사람”이라며 “많은 이가 증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박원순을 성범죄자로 몰아갔다. 특히 여성 단체들이 부화뇌동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최 처장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언론에서 제기된 사안과 관련해 과거 제 글로 상처받은 피해자분께 사과 말씀드린다”며 “앞으로 고위 공직자로서 언행에 각별히 유념하겠다”고 했다. 최 처장은 그러면서 과거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들을 모두 삭제하거나 비공개 처리했다.

그러나 최 처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국무위원 후보자의) 도덕성과 관련된 것을 공개적으로 인사청문회에서 (논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보좌진에 대한 ‘갑질’ 의혹에 대해선 “(강 후보자) 청문회를 못 봤다. 집에 TV도 없고 신문도 안 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