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가 일어난 전남 무안국제공항을 비롯해 전국 공항 15곳 모두에 대해 안전상 취약점이 있는지 점검하는 감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나랏빚이 급증하는 원인을 평가하기 위한 감사도 시작한다.
감사원은 13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5년도 연간 감사 계획’을 공개했다. 감사원은 “항공 안전 취약 분야 전반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항공 사고 재발 방지에 기여하겠다”며 2분기 중으로 ‘항공 안전 취약 분야 관리 실태’ 감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는 국토교통부와 무안공항을 관할하는 한국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을 대상으로, 활주로와 계기 착륙 시설을 비롯한 국내 공항 시설의 설치와 운영에 문제는 없는지, 항공 교통 관제 인력과 레이더, 통신 장비의 배치, 항공기 화재 등을 대비한 소방·안전 관리 시스템과 사후 조사 체계 등을 점검하게 된다.
공항 감사를 기획하게 된 것에 대해 감사원 황해식 기획조정실장은 “국민들이 무안공항뿐 아니라 국내 다른 공항이나 저비용 항공사를 이용하는 데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공항 시설물과 운항 관제, 안전 관리 시스템을 점검해 보완할 것은 보완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국가채무 관리 분야’ 감사를 통해 최근 국가채무가 급증한 원인을 비롯한 국가채무 관리 체계 전반을 점검하고, 공공기관의 재무구조가 악화한 원인도 살펴보기로 했다. 이 감사는 사실상 적자 재정 정책을 펼쳤던 문재인·윤석열 정부의 재정 운영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2018년까지 완만히 증가하거나 때로는 감소했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19년 33.9%에서 35.4%로 한 해 만에 1.5%p 증가한 이후 매년 증가해, 2022년 말 45.9%, 지난해 말 47.4%로 늘었다. 감사원은 국가채무 문제가 본격화한 2022년부터 감사를 검토해 왔고, ‘재정의 지속 가능성 확보’를 목적으로 올 하반기 중 감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산업 현장의 안전 문제도 집중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상반기에 ‘대형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건설 현장 관리 분야’ 감사에 착수해, 대형 SOC 건설 현장에서 벌어지는 불법 하도급이나 안전 조치 부실 문제를 점검하고, ‘산업재해 예방 및 관리 분야’ 감사를 통해 산업 안전 관련 공공기관들이 산업재해 예방 업무를 충실히 하고 있는지를 살핀다. 하반기에는 국민들이 이용하는 공공 전산망의 보안 관리 실태를 점검한다.
부패 방지와 공직 기강 확립을 위한 감찰 활동 분야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대규모 예산을 들여 추진하는 건설 사업을 집중적으로 살피기로 했다. 상반기에는 경기 지역, 하반기에는 경북 지역 건설 사업에 대한 감사가 예정돼 있다. 지난해 11월 착수한 대한체육회 비리에 대한 감사도 상반기에 계속 진행된다.
감사원은 또 정부가 미래 성장을 위한 대비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를 따지는 감사로서 ‘인구구조 변화 대응’ 감사의 일환으로 ‘지방 소멸 대응’과 ‘저출생 대응’ 감사를 하고, ‘기후 위기 대응’ 감사의 일환으로 ‘주택·도시 분야’와 ‘탄소 국경 조정 제도 대응’ 분야 감사를 할 계획이다. 이 밖에 조세 당국이 조세 불복 제도 등 납세자 구제 제도를 제대로 운영하고 있는지, 금융 소비자 보호 정책은 잘 운용되고 있는지, 송·변전 설비 설치와 관리는 문제없이 되고 있는지, ‘해외 직구(직접 구매)’로 들어오는 식품의 안전 관리는 적절한지 등을 따지는 감사도 하반기 중 시작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