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낸 탄핵 소추안의 국회 표결을 하루 앞둔 3일, 내년 1월 17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조은석 감사위원의 후임으로 백재명(57) 서울고검 검사를 임명했다. 조 위원 임기 만료 45일 전에 후임을 곧바로 임명한 것이다.

감사원은 3일 밤 보도 자료를 내 “최 원장은 탄핵 소추안이 의결될 경우 원장 권한대행의 감사위원 제청권 행사가 논란이 돼, 정상적인 감사위원회의 운영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며 “조 위원의 후임으로 백 검사를 윤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고, 내년 1월 18일 자 임명을 재가받았다”고 했다.

감사원법에 따르면, 감사원장이 탄핵 소추를 당해 직무가 정지되면 감사위원 가운데 재직한 지 가장 오래된 위원 순으로 원장 권한대행이 된다. 최 원장 직무가 정지되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조 위원이 원장 권한대행이 된다. 내년 1월 17일로 조 위원 임기가 끝나면 역시 문 전 대통령이 임명한 김인회 위원이 이어서 원장 권한대행이 된다.

헌법에 따르면 감사위원은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원장이 제청한 후보만을 임명할 수 있다. 내년 1월 이후 김인회 원장 권한대행이 조 위원 후임 위원에 친야 인사를 지명하는 경우에만 임명 제청을 하겠다고 하거나, 임명 제청을 아예 거부하는 경우에는 감사위원 임명 자체가 무기한 미뤄질 수 있었다. 그러면 평소 감사원장을 포함해 7인으로 운영되는 감사위원회의가 ‘5인 체제’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최 원장이 조 위원 임기 만료 45일 전에 후임자 임명을 제청하고 윤 대통령이 이를 곧바로 재가함으로써, 감사원은 5인 체제로 파행 운영되는 사태를 피하게 됐다. 최 원장 직무 정지 후 친여·친야 감사위원 3대3 구도도 내년 1월 이후에는 4대2로 재편된다.

여권은 문 전 대통령이 임명한 감사위원 2명이 차례로 원장 권한대행이 돼 원장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감사위원회의에서 다수를 점해 원장 권한대행을 견제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