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통계 조작 의혹,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은폐·조작 의혹 등 문재인 정부에 대한 감사를 주도했던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19일 감사위원에 취임했다. 유 감사위원은 “국익을 행동 기준으로 삼아 매일의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했다.

유병호 신임 감사원 감사위원이 19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감사원

유 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제가 기교 없이 직선으로 살다보니, 공직자로서 굴곡도 없지 않은 삶을 살았다”며 “그런 저를 이 자리에 서게 해준 것은 원장님을 비롯한 헌법상 최고 감사 기구의 감사인들의 땀과 헌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 위원은 감사원 사무처에 재직 중이던 2020년 월성 원전 1호기의 조기 폐쇄와 관련해 공무원들이 원전 폐쇄가 이뤄질 수 있도록 원전의 경제성에 대한 평가를 조작한 혐의를 밝혀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가 2022년 초 감사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부서의 장으로 이동됐다. 그러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22년 6월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임명돼, 문재인 정부 시기에 벌어진 각종 비위 의혹에 대한 감사를 지휘했다. 이 과정에서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표적 감사했다는 혐의를 받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를 받고 있다.

유 위원은 “(저를 감사위원이 되게 해준) 감사인들의 땀과 헌신에 감사와 경의를 표하며, 이를 결단코 잊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보답으로, 앞으로 감사원이 공직사회의 명실상부한 빛과 소금으로 확고히 뿌리내리는 데 헌신하고자 한다”며, “제게 주어진 심의·의결 임무부터 법과 원칙과 상식, 사람의 향기에 기반해, 신속·정확하게 처결토록 하겠다”고 했다. 또 “인생 좌표와 항로를 설정함에 있어서는 국민과 함께 호흡하면서 국익을 행동 기준으로 삼아 매일의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했다.

최달영 신임 감사원 사무총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감사원

최달영 전 감사원 제1사무차장도 이날 유 위원 후임으로 사무총장에 취임했다. 최 총장은 유 위원이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기획조정실장과 1차장을 역임하면서 최재해 감사원장, 유 위원과 함께 감사원 승진 제도 개편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총장은 “지난 2년간 우리는 열심히 일하는 훌륭한 감사관들을 우대하는 방향으로 인사를 혁신해 왔고, 감사 업무도 외풍에 흔들림 없이 꿋꿋하게 추진해 왔다”며, “이런 혁신 작업을 더욱 강화하고 발전시키는 것을 임무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최 총장은 “저는 가난한 농부의 가정에서 태어나 성장기에 경제적으로 어렵게 살았다”며 “그래도 나라와 사회가 마련해준 무상 교육과 장학 제도 덕분에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했다. 감사원에 와서도 커리어 면에서나 생활 면에서 조직에서 많은 혜택과 사랑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고마움에 보답하는 길은, 온 힘을 다해 주어진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총장은 감사원 구성원들에게도 “임무는 무겁고 갈 길은 멀다”며 “한 마음 한 뜻으로, 다음 세대를 살아갈 대한민국을 위해 헌법적 책무를 충실히 수행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