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학교급식 모습./뉴스1

정규 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사람들이 나이와 상관없이 입학해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학력 인정 평생 교육 시설’ 재학생들도 내년부터 일반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처럼 무상으로 급식을 받게 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6일 오전 서울 노원구의 학력 인정 교육 기관인 청암중고등학교 졸업식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한 총리는 “정부는 이르면 내년부터 청암중고와 같은 학력 인정 평생 교육 기관에 대해 일반 초·중등학교와 마찬가지로 무상 급식을 확대하고, 교직원의 처우와 학교 운영비도 현실화하겠다”고 했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말 기준 전국의 학력 인정 평생 교육 시설에는 1만8709명이 재학 중이지만, 이 가운데 약 3500명만이 급식을 무상으로 받고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나머지 재학생 1만5000여명에 대해서도 무상으로 급식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현재 일반 학교 교직원의 50~80% 수준에 불과한 평생 교육 시설 교직원 보수와, 일반 학교 운영비의 절반 이하 수준인 학교 운영비도 대폭 인상하기로 했다. 정부는 교직원 처우와 학교 운영비 증액의 구체적인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이번에 청암중고를 졸업하는 학생은 296명으로, 모두 만학도들이다. 가장 어린 졸업자가 42세, 가장 고령의 졸업자가 91세이고 졸업자 평균 나이는 약 70세이다.

한 총리는 졸업자들에게 “여러분 중 많은 분이 남보다 어려운 형편 탓에 남보다 일찍 생업에 뛰어들어 학교에 다니는 또래를 부럽게 바라보며 말 못할 설움에 잠긴 기억을 가지고 계신 것으로 안다”며 “그 설움을 설움으로 마냥 내버려두지 않고 배울 기회를 찾아 정진한 결과 이 자리에 서셨다”고 했다. 한 총리는 “오늘 여러분이 받으신 졸업장은 단순히 학업 성취를 증명하는 문서가 아니라, 여러분이 인생을 살면서 겪은 모든 굴곡을 위로하고, 자기 몫의 인생을 열심히 살아왔다고 확인해주는 문서”라고 했다. 이어 “여러분은 여러분의 삶을 통해 배움과 노력에는 따로 정해진 때가 없다는 것을 자녀들에게 몸소 실천해 보이셨다”며 “그런 여러분의 가르침이야말로 여러분이 자녀에게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의 유산”이라고 했다.

다음은 한 총리의 졸업식 축사 전문.

한덕수 국무총리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의 영광스러운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 자리에 서시기까지 수많은 고충이 있었을 줄 압니다. 졸업생들이 학업을 마치실 수 있도록 그동안 함께 웃고 울며 고생해온 가족들과 선생님들께

고생하셨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오늘의 영광은 졸업생뿐만 아니라, 졸업생들과 고락을 함께 한 가족과 교사들의 것이기도 합니다. 또한, 대학 시절부터 남다른 뜻을 가지고 야학을 열어 오늘의 청암중고등학교를 세우신 추상욱 이사장님께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만학도 1만4000명에게 배움의 기회를 준 소중한 결단에 저희 모두 박수를 보냅니다.

졸업생 여러분, 흔히 옛말 그른 것 없다고 하지만 ‘배움에 때가 있다’는 말만큼은 확실히 틀린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살면서 많은 분을 만나뵙다 보니 배움과 사랑과 노력에는 때가 없다는 생각이 점점 강하게 들어 그렇습니다.

세상에는 넉넉한 집에 태어나 부족함 없이 공부한 분들도 계시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남들이 학교 갈 때 일해야 했던 분들도 계십니다.

여러분 중 많은 분이 남보다 어려운 형편 탓에 남보다 일찍 생업에 뛰어들어 학교에 다니는 또래를 부럽게 바라보며 말 못할 설움에 잠긴 기억을 가지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그 설움을 설움으로 마냥 내버려두지 않고 배울 기회를 찾아 정진한 결과 오늘 여러분은 이 자리에 서셨습니다. 오늘 여러분이 받으신 졸업장은 단순히 학업 성취를 증명하는 문서가 아닙니다. 여러분이 인생을 살면서 겪은 모든 굴곡을 위로하고 여러분이 자기 몫의 인생을 열심히 살아왔다고 확인해주는 문서입니다. 저는 국무총리로서 그런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

그동안 여러분의 학부모가 되어 여러분을 응원해준 여러분의 자녀와 손주 분들도 여러분을 그 어느 부모님보다 자랑스럽게 여기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삶을 통해 배움과 노력에는 따로 정해진 때가 없다는 것을 자녀들에게 몸소 실천해 보이셨습니다. 그런 여러분의 가르침이야말로 여러분이 자녀에게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의 유산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 서기에 앞서, 여러분께 어떤 선물을 드릴 수 있을까 수개월 이상 고민했습니다.

평생 학습은 개인의 성장뿐 아니라 국가 발전에 필수적입니다. 정부가 열심히 평생 학습 진흥 정책을 펼치는 이유입니다. 경제적인 이유로, 또한 다른 많은 사정으로 배울 기회를 충분히 누리지 못한 분들이 충분히 평생 학습을 누릴 수 있도록 사각지대를 줄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르면 내년부터 청암중고등학교와 같은 학력 인정 평생 교육 기관에 대해 일반 초·중등학교와 마찬가지로 무상 급식을 확대하고, 교직원의 처우와 학교 운영비도 현실화하겠습니다. 여러분의 후배들이 개선된 교육 환경에서 배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이 약속은 오늘 이 자리에 계신 졸업생 여러분은 물론, 전국에 계신 평생 교육 선생님들과 관련 기관 설립자, 관계자 여러분께 대한민국 정부가 드리는 감사와 축하의 선물입니다.

다시 한 번 뜻깊은 졸업을 축하드립니다. 지금까지 그러했듯 앞으로도 계속 배우고 익히며 성장하는 기쁨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여러분의 여정을 응원합니다.